‘ESG 경영’ 외치는 글로벌 기업들, 대전환 대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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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외치는 글로벌 기업들, 대전환 대비하나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2.04.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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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후 테크 스타트업 투자 건수 약 600건
이통사들, 스마트폰 친환경지수 표기 의무화 추진
美 상장 기업 대상 환경/기후 정보 공개 압박될 수도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단순히 우리나라에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나라와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서로의 협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환경을 둘러싼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각국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기후 테크 VC(Climate Tech V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이에 따르면, 2021년 기후 테크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에서 약 600건 이상 이뤄졌다. 또 총 투자액은 400억 달러 이상, 투자사는 약 1,400개에 달했는데, 이는 2020년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즉, 세계 수많은 투자사들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혁신적인 기술과 솔루션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꾸준히 모빌리티와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들이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ESG 경영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이에 대한 투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주요 이통사들, ESG 경영 성장에 힘써

통신 업계에서도 ESG 경영을 실천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DT, 오렌지(Orange), 텔레포니카(Telefonica), 텔리아(Telia), 보다폰(Vodafone) 등 유럽의 주요 이통사들이 스마트폰 같은 단말에 친환경지수를 표기하는 공동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친환경지수는 13가지 환경에서의 요인과 6개의 순화경제기준(circular economy criteria) 등 총 19개 기준에 따라 평가되는데, 실제 고객에게는 내구성(Durability), 수리 용이성(Repairability), 재활용성(Recyclability), 기후 효율성(Climate efficiency), 자원 효율성(Resource efficiency)이라는 5가지 점수로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EU 소속 국가와 알바니아, 터키, 영국 등 유럽 내 非EU 국가를 포함해 각 이통사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24개 유럽 시장에서 먼저 적용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노키아, 모토로라, 원플러스, 오포, TCL, CAT 등 12개 휴대폰 업체들이 참여했지만, 애플은 참여 업체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해당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오렌지는 2040년까지 ‘탄소 제로(Net Zero Carbon)’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작년에 ESG 경영의 일환으로 미로바(Mirova, Natixis Investment Managers)와 함께 ‘오렌지 네이처(Orange Nature)’라는 이름의 5천만 유로 규모 탄소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오렌지는 2040년까지 ‘탄소 제로(Net Zero Carbon)’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렌지 벤처스는 3천만 유로 규모의 새로운 투자 펀드 ‘오렌지 벤처스 임팩트(Orange Ventures Impact)’를 출범했다. (출처: 오렌지 벤처스)

 

오렌지 투자 법인인 ‘오렌지 벤처스(Orange Ventures)’의 경우 오는 2025년까지 ESG 분야의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3천만 유로 규모의 새로운 투자 펀드 ‘오렌지 벤처스 임팩트(Orange Ventures Impact)’를 출범하기도 했다.

당시 오렌지 벤처스의 제로미 버거(Jerome Berger) 회장은 “사회적, 환경적 모범이 없이는 경제적 성과도 없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오렌지와 같은 이통사들은 M2M 및 IoT 사업 등을 통해 전체 산업의 효율화를 추구함으로써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을 이룰 핵심 인프라로 역할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친환경지수는 IHOBE의 지원 및 감독하에 개발되었는데, IHOBE는 스페인 빌바오(Bilbao)에 기반한 바스크(Basque) 지방정부 산하 기관이다. ITU에 따르면 1인당 전자폐기물의 양은 2014년 6.4kg에서 2019년에 7.kg으로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9kg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美 상장 기업들 대부분 환경 정보 공개 안 해

물론, 아직 환경 정보 공개 측면에서는 아쉬운 상황이다. 저스트 캐피털(Just Capital)이 조사한 결과, 미국 상장 기업 대다수가 기후 정보를 포함한 정보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나타난 것이다.

저스트 캐피털은 여러 기준에 따른 기업 랭킹을 조사해 발표하는 비영리단체로, 온실가스 배출, 물 사용량, 폐기물 재활용 등 13가지 환경 지수에 따라 기업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러셀 10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1/3은 환경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약 3개의 지표만을 공개했는데, 기업들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다. 특정 산업군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는데, 전력(utility) 및 개인용 제품(personal products)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평균 8개 및 7개의 지표를 공개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또 석유 및 가스 업체들은 온실 가스를 많이 배출하며 조사 대상에 속해 있기 때문에 환경 정보 제공에 적극적이었다.

긍정적인 점은 기업들의 환경 정보 공개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기업의 수는 1년 전 40%에서 현재 50%로 늘어났으며, ESG 성과를 임원들의 급여와 연계하는 기업의 수도 13%에서 27%로 증가했다.

 

기업들의 환경 정보 공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기업들의 환경 정보 공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서 짚어야 할 부분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해리스 폴(Harris Poll)이 16개국 1,491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응답자의 80%가 자신이 속한 기업의 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해 평균 이상의 등급을 부여하고 있었다.

86%의 응답자는 자신들의 노력으로 지속 가능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이를 정량화할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 있다는 응답은 37%, 정량화된 수치를 기반으로 사업 관행을 최적화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특히 설문대상의 약 2/3는 조직의 지속 가능성 계획 중 일부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즉, 기업들의 환경 정보 공개와 신뢰성이 별개의 문제로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공시에 기후 정보를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는 오늘날 환경 또는 기후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 주요 기업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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