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퀄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방안 모색-추진
아마존도 2040년 탄소 제로 운영을 위해 노력 중
[애틀러스리뷰=박세아 기자] 현재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회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100개 이상의 국가 정상들이 참석해 기후 위기 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다.
앞서 1997년 COP3에서는 주요 선진국 40여 개국 대상,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2% 감축을 목표로 했던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2015년 COP21에서 195개국 협약 당사국이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자체적인 배출량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는 내용의 ‘파리기후변화협정(이하 파리협정)’이 체결됐다. 파리협정에 따라 당사국들은 5년마다 NDC(국가 온실가스 목표)를 제출해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보다 높은 목표를 담은 새로운 NDC를 제출해야 한다. 파리협정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COP26는 각국이 자국의 2030년 NDC를 발표하는 첫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각국에서는 2050년 탄소 중립 실현 및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적극 나서는 중이며, 기업들 역시 정책에 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5G 확대, 이산화탄소 배출 줄일 수 있어
통신 장비 업체 에릭슨은 최근 조사를 통해 5G 도입을 통해 영국, 유럽 전역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의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전력, 운송, 제조, 빌딩 부문에 5G 기술을 적용하면 3,500만 대의 자동차를 줄이는 것과 동일한 배출량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에릭슨은 오는 2030년까지 EU 지역 탄소 감축 솔루션의 최소 40%가 유선 또는 무선 커넥티비티 기술에 의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30년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전 세계의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시기다.
이와 관련해 전 세계 5G 인구 커버리지가 15% 수준이었던 2020년에서 2027년에는 커버리지가 75%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북미와 동북아시아에서는 인구 커버리지가 95% 이상을 달성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8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릭슨 관계자는 “미국 텍사스주 루이스빌에 소재한 자사의 5G 스마트 팩토리 단지가 환경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건설됐다”라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5G 기반 팩토리의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릭슨의 자체 에너지 효율적인 5G 솔루션이 적용된 이 공장은 유사한 다른 공장에 비해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각각 24%와 75% 적게 사용하여 운영 시 탄소 배출을 97% 줄이도록 설계됐다.
퀄컴, 탄소 배출량 제로 달성 목표 선언
최근 관련 조사를 진행한 Imec에 따르면 모바일 단말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5%는 단말의 제조 시 발생하며, 그중 절반은 칩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퀄컴도 ESG 경영 움직임에 동참했다.
퀄컴이 11월 1일(현지 시간)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퀄컴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에서 50%까지 줄이는 스코프1(Scope 1) 및 스코프2 계획을 추진하고, 같은 해에 배출량을 2020년 기준 25% 수준으로 줄이는 스코프3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코프 1에는 퀄컴 및 퀄컴 산하 또는 퀄컴이 통제하는 업체에서 배출되는 모든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며, 스코프 2는 퀄컴이 소비하는 전기와 난방 및 냉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간접 배출을 포함한다. 또한 스코프3는 모든 가치사슬 상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모두 포함한다.
이와 관련해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CEO는 “5G 기술과 제품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끄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파트너와 고객과 협력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자원을 절약하며 전 세계적으로 5G의 지속가능성 이점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TSMC나 삼성전자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에 의존해 칩을 생산하는 퀄컴과 같은 업체가 스코프3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이지만 실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아마존, 기후펀드 통해 스타트업 2곳 투자
뿐만 아니라, 아마존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나섰다. 아마존은 지난해 6월 지속가능하고 탈탄소화 기술 및 서비스 개발 지원을 위해 20억 달러 규모의 ‘기후 서약 펀드(Climate Pledge Fund)’를 출범했다. 이 펀드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비전 있는 제품 및 솔루션 기업에 투자하며, 출범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아마존이 2040년까지 탄소 제로를 목표로 전기차용 급속 충전 기술을 개발하는 ‘레질리언트 파워(Resilient Power)’을 비롯해 ‘CMC 머시너리(CMC Machinery)’에 투자를 단행했다. 레질리언트 파워는 시드 펀딩에서 5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받았다. 여기에는 에너지 전문 벤처 캐피탈인 ‘에너지 트랜지션 벤처스(Energy Transition Ventures)’가 주도했으며, 아마존 기후 서약 펀드와 국내 GS그룹의 벤처 캐피탈 자회사인 ‘GS 퓨처스(GS Futures)’가 참여했다.
레질리언트 파워는 강압 변압기(step-down transformer), 충전기, 전원 관리 및 양방향 인버터를 단일 저비용-고효율 전원 라우터에 결합한 고체 변압기(SST)를 개발하는 업체다. 레질리언트 파워의 SST를 사용하면 고가의 배전망 업그레이드 필요 없이 1/10의 설치 시간으로 최대 24대의 전기차를 동시 충전할 수 있는 고속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CMC 머시너리는 지난달 말에 아마존 기후 서약 펀드가 단독으로 투자했으며,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업체는 각 주문 품목 치수에 맞는 맞춤형 크기의 상자를 설계 및 제조한다. 이에 따르면 상자 크기는 일회용 플라스틱 보호재 사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배송용 전기차 활용 확대 및 광범위한 탈탄소화 목표 달성을 위해 레질리언트 파워에 투자하게 됐다”며 “또 CMC 머시너리 기술을 통해 2022년 말까지 약 10억 개의 플라스틱 보호재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