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넘어 메타버스로 새로운 ‘연결성’ 보여줬다

MWC 2022, 메타버스-5G 등 현실-가상 융합 경험 강조 ICT 주요 기업들 네트워크 기반 메타버스 신기술 경연 ‘완전한’ 메타버스 실현까지는 아직…네트워크 혁신 필수

2022-03-08     정근호 기자
모바일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며칠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이하 MWC) 행사가 막을 내렸다. 올해 행사는 ‘연결성 촉발(Connectivity Unleashed)’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현실과 가상을 잇는 모바일 기술에 대한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5G 상용화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사람들이 비대면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사회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점으로 이동했다. 즉,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활동에 대한 공간 제약 없이 이뤄지는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대다수 기업들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볼류메트릭(Volumetric) 등의 기술들과 기기를 기반으로 메타버스를 선보였고 관련된 사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추구하고 점차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사례가 늘면서 커뮤니티, 교육, 관광 등의 영역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MWC 2022서 여전히 ‘메타버스’ 트렌드 화두

페이스북에서 사명이 바뀐 메타도 이번 MWC 2002 행사에 참석했다. 메타는 당시 텔레포니카(Telefonica)와 협력해 스페인 마드리드에 ‘메타버스 혁신 허브(Metaverse Innovation Hub)’를 구축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바로 새로운 네트워크 아키텍처와 유스케이스, 단말 등을 시험해 메타버스 네트워크와 단말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함이었다.

이에 따라 혁신 허브는 현지 스타트업들과 개발자들에게 메타와 텔레포니카의 네트워크 및 장비를 제공함으로써 메타버스 관련 종단(end-to-end) 테스트허브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참여 업체들은 텔레포니카의 개방형 혁신 생태계와 인력 지원, 메타의 엔지니어링 리소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스포츠계에서의 메타버스 시장 진출 소식도 전해졌다. 스페인 프로축구 구단 FC 바르셀로나의 주안 라포르타(Joan Laporta) 회장이 MWC의 기조연설을 통해 블록체인, NFT(대체불가능 토큰, Non-fungible tokens),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을 활용해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지속가능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FC

 

라포르타 회장은 곧 구단의 첫 NFT을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자체 암호화폐 발행을 원하며 블록체인을 전 세계 3억 명의 팬들을 위한 매력적인 서비스 창출의 핵심 도구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포르타 회장은 “최근 NFT와 메타버스 등 블록체인 제품과 서비스에 관심이 많아졌다”라며, “클럽의 가치에 부합하고 매우 흥미로운 감성 경험을 선사하는 디지털 제품을 회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FC 바르셀로나는 최신 기술 수용과 지속가능성 개선 등을 반영해 홈 구장인 캄프 누 스타디움의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한 ‘바르카 스튜디오(Barca Studios)’와 신기술을 위한 ‘바르카 이노베이션(Barca Innovation)’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HTC는 오는 4월, 메타버스에 중점을 둔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HTC 바이브 아태지역 총괄책임자(GM)인 찰스 황(Charles Huang)이 최근 MWC 행사에서 언급한 것이다.

앞서 HTC는 지난해 10월 ‘바이브 플로우(Vive Flow)’ VR 헤드셋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헤드셋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컨트롤러로 이용해야 하는데, 새로운 스마트폰도 VR 헤드셋 또는 최신 버전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HTC는 이번 MWC 행사에서 오픈 소스 메타버스 플랫폼인 ‘바이브버스(Viveverse)’도 발표했다.

 

메타버스 구현 위해서는 네트워크 개선 중요

많은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사용자들이 가상 콘텐츠를 물리적인 공간에 매끄럽게 통합해 사용자들 간의 더 많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가 된다. 이런 경험을 제공하려면 하이브리드 로컬 및 원격 실시간 렌더링, 비디오 압축, 에지 컴퓨팅 및 크로스 레이어, 미래 커넥티비티 및 셀룰러 표준에 대한 메타버스 준비 작업, 네트워크 최적화, 장치 간 및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RAN) 내에서의 지연 시간 개선 등이 필요하다.

현재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완전한 메타버스를 구현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5G의 경우 △초고속, △초연결, △ 초저지연 특성을 지닌 5G 환경에서만 구현이 가능하다. 5G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커뮤니케이션 등의 작업을 할 때는 4G 환경과 차이가 크지 않아 사용자가 실감하기엔 역부족이다. 거기다가 고비용 같은 요인들은 5G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이는 메타 커넥티비티 부문 댄 라비노비츠(Dan Rabinovitsj) 부사장의 발언은 메타버스 산업의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그는 MWC 2022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홈 네트워크와 셀룰러 네트워크는 아직 메타버스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텔레포니카와 같은 이통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통신 산업과 다른 산업의 혁신 속도를 비교하면 통신 산업이 더 빨리 나아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자신들이 바꾸려고 하는 것은 이 같은 혁신의 궤적(trajectory of innovation)이라고 지적했다.

메타의 설립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도 최근 스마트 글래스와 VR 헤드셋에 전달되는 가상 세계에서 진정한 존재함(sense of presence)을 만들기 위해서는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메타의

 

업계 전반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하는 연결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세계적으로 기업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번 MWC에서도 메타버스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됐는데, 전문가들은 메타버스를 위해 생태계 전반에 걸친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통신사업자 BT의 컨슈머 부문 마크 알레라(Marc Allera) CEO는 “메타버스가 현재의 네트워크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신 산업은 새로운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10여년 전과 비교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통신 산업과 통신업체들이 콘텐츠 업체들의 도움 없이 네트워크에 상당한 투자를 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통신사업자 AT&T의 데이비드 크리스토퍼(David Christopher) 부사장도 5G가 4G에 비해 더 빠르게 배포되고 있으며,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5G는 몰입형 및 메타버스를 포함한 많은 산업들의 유스케이스를 지원하기 위해 향후 10년동안 개선될 것이며, 메타버스는 5G의 향상된 연결성을 필수 요소로 광범위한 산업 부문과의 상호운용성과 혁신성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