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자율주행차 시장…기술 신뢰성 높이나
자율주행 시장, ‘25년 1,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 전망 ’30년 상업용 분야 중심 완전 자율주행 본격 성장 예상 자율주행차 개념부터 주행 시 안전 기준 마련 필요해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코로나19 위기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단순 이동 수단 개념에서 나아가 자율주행, AI(인공지능)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접근성, 이용 접근성 등 측면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자율주행 부문에서는 ‘자동차’가 운전하는 공간하는 공간에서 생산성 및 효율성을 가지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이는 실제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밝힌 의견과도 일치한다. 그는 앞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면 운전자들이 차 안에서 생산성뿐만 아니라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뉴딜산업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장의 성장 시점은 2025년으로 예상되며, 2030년 상업용 분야를 중심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 규모는 2020년 71억 달러, 2025년 1,549억 달러, 2030년 6,565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자율주행 시장 진출 노리는 업체들
2020년은 자율주행 시장의 초기 단계로 점차 자율주행에 대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외 관련해 지난해 12월, 알파벳 산하의 자율주행 업체 웨이모(Waymo)는 미국에서 제공 중인 자사의 ‘웨이모 원(Waymo One)’ 서비스용 차량 개발을 위해 중국 자동차 제조사 지리(Geely)와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지리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Zeekr)’가 웨이모 서비스용 자율주행 전기차를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의하면, 이 차량은 핸들과 페달이 없고 보다 용이한 승/하차를 위해 평평한 바닥, 충분한 헤드룸과 레그룸 공간, 완전 조정 가능한 좌석, 스크린 및 충전기를 갖출 예정이다. 또한 카메라와, 센서 등 자율주행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다.
현재 웨이모의 로보택시 서비스 차량은 대부분 재규어 I-PACE, 크라이슬러 퍼시피카(Pacifica)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웨이모는 지커가 공급하는 신형 전기차의 구체적 추가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향후 수년 내 미국 로보택시 서비스에 활용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이외에도 인텔이 2017년 153억 달러에 인수한 자율주행 기술 업체 모빌아이(Mobileye)는 자체적인 로보택시(robo-taxi) 운영을 원하고 있으며, 2022년 중 독일에서 자동차 렌탈 업체 식스트(Sixt)와 협력해 자율주행차 기반의 승차공유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수많은 차량으로 인해 자율주행 테스트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미국 뉴욕 지역에서도 테스트를 위해 규제기관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로보택시(robotaxi) 서비스를 제공 중인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엑스(AutoX)의 경우 자사가 운행하는 자율주행 차량 수가 1천대를 넘었다고 밝히며, 미국으로의 진출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로보택시 운영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 운영 대수는 웨이모, 바이두 등을 앞서는 수치다.
오토엑스는 2021년 1월 선전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2021년 7월 상하이 소재 자율주행차 조립 공장에서 5세대 시스템을 장착한 로보택시의 대량 출시가 시작됐다. 오토엑스는 이후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로 제공 지역을 확대했으며, 동사의 로보택시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규모는 약 1천 평방 킬로미터 수준이다. 동사는 앞으로도 서비스 제공 지역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갈 길 먼 자율주행 기술…안전성 확보 주력
물론, 자율주행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21년 8월, NHTSA(미국 도로 교통안전국)가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Autopilot)’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충돌 사고 발생을 이유로 76만 5천 대에 달하는 테슬라 차량에 대한 안전 조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오토파일럿이 운전자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는 2018년 캘리포니아 테슬라 차량 충돌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운전자가 전화, 게임 등을 하면서 운전에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용어를 표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연방 규제기관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업체들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일부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테슬라의 경우 사람의 감독이 필요한 ADAS(advanced driver-assist system, 고급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 FSD)’이라는 명칭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사람의 개입이나 감독 없이 공공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에 올해 1월, 포드(Ford), 볼보(Volvo), 우버(Uber), 구글, 리프트(Lyft) 등의 자율주행차 관련 업체들의 주도로 설립된 업계 로비 단체 ‘안전한 거리를 위한 자율주행 연합(Self-Driving Coalition For Safer Streets)’이 ‘자율 차량 산업 연합(Autonomous Vehicle Industry Association, 이하 AVIA)’으로 명칭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자율주행과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명확하게 구분해 소비자들의 이해도와 신뢰도를 높일 것을 촉구했다. 자율주행차는 백업 드라이버 역할을 하는 사람도 없는 전체 운전 작업을 자동으로 하는 차량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웨이모는 2021년 1월 마케팅 및 홍보 자료 등에서 자사의 차량 설명에 ‘자율주행 차량(self-driving car)’이라는 용어가 혼란 및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웨이모는 테슬라의 FSD에 해당하는 ADAS 기술 개발도 고려했으나 운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제기된 이후 개발을 취소하기도 했다. 운전자들이 ADAS 이용 시 잠이 들거나 주의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한 결정이었다.
자율주행차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바이두(Baidu)가 스위스의 재보험사인 ‘스위스 리(Swiss Re)’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스위스 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바이두의 자율주행 차량에 필요한 위험 관리 전문지식과 자율주행 차량 중심의 보험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위스 리는 이번 협력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위험 관리 연구와 보험 보호에 도움을 줄 것이며 이는 모빌리티 서비스의 포괄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단계에서 중요한 진전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율주행차 보험은 자동차 보험 산업에서 이제 시작 단계로, 적절한 보험 적용 범위뿐 아니라 법적, 규제적 틀을 마련하려는 중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보험 상품의 제공에 대한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관련 업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