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 가속화…각국에서도 인프라 구축 준비 착착
IEA, “‘21년도 전기차 시장점유율 8.6%로 껑충” 美 테슬라, ‘21년 4분기 공급망 사태에도 최대 실적 美-英-中, 전기차 관련 인프라 시설 조성에 투자
[애틀러스리뷰=박세아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2020년 4.11%에서 2021년에 8.57%로 급증했다. IEA는 전기차 판매량이 최근 3년간 크게 증가했으며, 2019년에 22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되면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20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판매 시장이 위축되었으나, 전기차 판매량은 300만 대로 늘어나며 4.1%를 기록했다. 2021년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66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전기차가 주도했다.
美 전기차 판매 비중 4.5%에 그쳐...인프라 구축 지원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는 2021년 93만 6,172대의 전기차를 판매(delivery)했으며, 이는 2020년 49만 9,550대에 비해 87% 증가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달 초 2021년 3분기에 24만 1,3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던 것에서 4분기 30만 8,600대로 증가했다.
지난 4분기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177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54%, 692%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차량 생산 및 인도도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내연기관차의 판매가 감소했는데, 이제 이 같은 변화가 일시적이 아니라 계속되는 변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1,600만 대가 넘는 전기차가 보급된 가운데 유럽과 중국이 각각 16%와 14%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4.5%에 불과했다.
또 2021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약 10만 8,000개 이상의 공공 충전 포트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약 11만 1,000개~15만 개의 주유소 수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에너지부(DoE)는 2-21년 중반까지 미국에서 등록된 전기차가 200만 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충전소의 이상적인 비율은 전기차 1천 대당 40개의 레벨 2 충전 포트와 3.4개의 DC 급속 충전기(DCFC)로, DCFC 충전기에는 일반적으로 3개의 충전 포트가 있다.
현재 1천 대의 전기차당 41개의 레벨 2 충전 포트와 5.7개의 DCFC가 있다. 이는 충전 포트 1개당 21대의 전기차를 담당하는 수준이다. 주유소의 경우 주유소당 차량 대수는 2,514대 수준이다. 전기차에 비해 크게 적은 수치지만,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길기 때문에 주유소가 부족하지는 않다.
자동차 보험 비교 서비스인 제리(Jerry)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S’ 최신 모델의 주행거리는 완충 시 405마일에 이르며, 메르세데스는 최근 CES에서 648마일 주행 거리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루시드의 ‘에어(Air)’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500마일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제리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3,500만 대의 전기차가 보급될 것이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미국은 향후 8년간 매일 약 478개의 충전 포트를 설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기차 소유자의 90% 이상은 집에서 충전하지만, 아파트나 콘도와 같은 집합주택 거주자는 물론 장거리 여행을 위한 더 많은 충전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50만 개 이상의 충전소 구축을 추진 중이고 기업 측면에서도 전기차 충전소 설치가 늘어나고 있기에 조만간 주유소 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영국, 모든 신축 건물에 EV 충전소 설치 의무화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영국 총리는 2022년부터 영국 내 모든 신축 주택과 건물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법적으로 의무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개인 주택뿐 아니라 슈퍼마켓과 사무실, 리노베이션 중인 모든 건물이 포함된다.
영국 정부는 영국 전역에 걸쳐 매년 14만 5천 개의 충전소가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203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고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영국에는 약 2만 5천 개의 충전 포인트가 있지만, 영국 정부는 2030년 이전에 10배 이상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동당은 이번 의무화가 지역적 차이(geographical divide)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런던과 영국 남동부에는 나머지 영국 지역과 웨일즈 지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공공 차량 충전소가 있어 이번 조치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경우 전기차를 사거나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2019년 영국 배출량의 16%를 자동차와 택시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영국의 주요 전략이 되고 있다. 이에 재규어와 볼보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는 각각 2025년과 2030년에 완전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 밝혔으며, 포드는 2030년 유럽에서 전기차만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11월에는 다임러(Daimler)와 폭스바겐(Volkswagen)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전기차 급속충전 네트워크 제공업체 아이오니티(Ionity)가 블랙록 글로벌(BlackRock Global)과 기존 주주로부터 7억 유로의 투자를 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2017년에 설립된 아이오니티는 현대차, 포드, BMW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투자하고 있다. 아이오니티는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 도심에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현재 1,500개의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동사는 오는 2025년까지 급속 충전기를 7천 개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2018년 영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2.5%에서 2020년에 약 10%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가정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때 공공 충전소보다 더 낮은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中 자동차 업체, 배터리 및 충전기 출시 적극 나서
중국에서도 전기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국이 전기차 관련 인프라 시설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지난해 9월 중국의 지리자동차(Geely)가 2025년까지 전 세계에 5천 개의 전기차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설립할 계획을 알렸다. 올해 1월에는 지리자동차와 바이두가 공동 설립한 지두(Jidu)가 시리즈 A 펀딩에서 약 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전기차 제조사인 니오(Nio)는 정유업체인 쉘(Shell)과 함께 공동 브랜드의 전기차 배터리 교체 및 급속 충전기 출시를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또한,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는 지난해 전기차 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선포한 이후 베이징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하고 2024년 상반기까지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R&D 인력 500명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화웨이, 오포 역시 전기차 시장 진입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오포의 첸 밍용(Chen Mingyong) CEO가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 및 인재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첸 CEO의 측근은 오포가 실제로 자동차 제조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프로젝트를 수립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인 칩 부족 사태로 인해 테슬라를 비롯해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도 지난해 2월에 캘리포니아 공장의 조업을 일시 중단한 바 있으며, 일부 차량에는 부품 부족으로 USB 포트가 없이 출고됐다.
아울러 전기차 및 자율주행과 관련된 많은 업체가 상장을 시도하고 있는데, 시장에서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체들이 과도한 기대와 일정 지연, 여러 기술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