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시장에서 신규 폼팩터로 부상한 ‘스마트 글래스’…(1) 시장 동향

손목 착용형과 이어폰에 집중된 웨어러블 시장 스마트 글래스, 친근감 및 접근성, 이용 가치 개선 일부 업체, 기업용 시장 겨냥해 사업 전략 재편

2021-11-15     김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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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여러 ICT 단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글로벌 출하량이 상당히 감소한 이후 2020년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못했다.

반면, 코로나19를 계기로 성장한 단말 시장도 존재한다. 재택근무, 원격수업 증가에 따라 노트북과 태블릿 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였으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웨어러블 단말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특히 최근 웨어러블 단말 시장에서 기존 주류 폼팩터였던 손목착용형 단말과 이어폰 등 히어러블 단말 외에도 안경형 디자인을 채택하고 AI 음성 비서가 연동된 ‘스마트 글래스’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웨어러블 시장 자체와 각 기업 간 경쟁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목 착용형-히어러블 단말이 웨어러블 시장 주도

‘웨어러블(Wearable)’ 단말은 말 그대로 몸에 착용하는 것이며, 머리(Head mount), 상체(Upper body), 하체(Lower body), 손목이나 손(Wrist/hand-held)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 착용 및 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단말을 포괄한다.

손목 또는 손에 착용하는 단말로는 스마트 워치와 밴드, 스마트 팔찌와 반지(rings), 스마트 장갑, 제스처 인식 기기 등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머리에 착용하는 단말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HMD(Head-Mounted Display), 이어폰과 헤드폰, AR/VR 단말 등이 있다.

이 밖에 상체에 착용하는 이-패치(e-Patches), 심전도(ECG)/뇌전도(EEG) 측정기, 자세 보정 기기(posture correcting device), 스마트 의류, 피부 이식형 센서와 타투, 벨트 등이 있으며, 하체 착용 단말로는 스마트 신발과 양말, 깔창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에도 웨어러블 단말 시장은 스마트워치/밴드와 히어러블 단말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게임 유저들을 대상으로 VR 단말 등 머리 착용 단말이 일부 니치마켓을 형성 중이지만, 대중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웨어러블 단말 출하량은 전년 대비 32.3% 증가한 1억 1,420만 대를 기록했다. 이 중 63.1%에 해당하는 7,210만 대가 이어폰과 헤드폰 등 ‘귀에 끼고’ 음악이나 소리를 듣는 ‘이어웨어(Earwear)’ 단말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하량 기준으로 2위를 기록한 카테고리는 2,690만 대의 출하량으로 23.6%의 비중을 차지한 스마트 워치였으며, 3위는 1,460만 대가 출하된 손목 밴드(Wrist Band)였다.

 

스마트 글래스, 초기 단계로 시행착오 이어

기존 HMD 단말은 착용감이나 무게 측면에서 이용하기 불편한 측면이 있다. 또 게임 등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특정 시간대에만 이용한다는 점에서 스마트워치/밴드나 히어러블 단말처럼 일상생활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우며, 이에 대한 호불호도 크게 갈린다.

일부 업체들은 HMD가 아닌 안경형 디자인을 채택한 ‘스마트 글래스’가 머리 착용 웨어러블 단말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안경은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패션 소품의 역할을 한다는 점, 그리고 시력이 나쁜 사람들은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항상 착용하는 단말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대중화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 어색한 디자인과 한정된 용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업체가 안경 형태 디자인을 강조한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했지만, 아직 큰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구글 등 일부 업체들은 기업 대상 제품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구글 글래스’로 대표되는 초기의 스마트 글래스는 대중화를 이끌지 못했다. 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스마트 글래스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여러 선결 과제들이 있음을 보여주는 실패 사례로 남았다.

 

구글의

 

구글 글래스는 지난 2012년 Google I/O 행사에서 처음 공개되었는데, 어색한 디자인과 기대에 못 미친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 1,500달러에 달했던 높은 판매가 등으로 큰 인상을 선사하지 못했다. 특히 사진 및 동영상 촬영 기능이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야기시키면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됐다.

2015년에는 구글이 소비자용 스마트 글래스 개발을 중단하고 기업(B2B)용 AR 글래스 개발에 집중했다. 구글은 이후 2017년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Glass Enterprise Edition)’이라는 기업용 스마트 글래스를 공개했고, 2019년에 보다 성능이 개선된 2세대 모델인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2(Glass Enterprise Edition 2)’ 모델을 런칭했다.

 

스마트 글래스 업체, 일반 소비자에서 기업 공

초기 제품을 선보였던 다른 스마트 글래스 업체들도 일반 소비자에서 점차 기업(B2B) 및 공공 시장을 겨냥했다. 기업 시장에서 주로 작업 현장에서 사용함으로써 상대적으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적고 다소 어색한 디자인과 크기 및 무게 등이 허용될 수 있다. 또한 업무용 매뉴얼 배포, 직원 교육과 커뮤니케이션, 작업 대상의 3D 시각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성 개선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가의 가격도 수용될 여지가 있다.

실제로 미국의 AR 단말 업체인 ‘매직리프(MagicLeap)’는 개인용 AR 단말 판매가 저조하자 기업 시장 공략으로 전략을 재편한 바 있다.

2019년 1월 AR 글래스 ‘포칼스(Focals)’를 공개한 캐나다의 웨어러블 스타트업 ‘노스(North)’, 중국의 ‘엔리얼(Neral)’, 소셜미디어 업체인 ‘스냅(Snap)’ 등 일부 업체들은 일반 소비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초기 제품들과 달리 안경에 가까운 친숙한 디자인과 AR 기능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엔리얼의 경우 2019년 9월 ‘엔리얼 라이트(Nreal Light)’를 공개했는데, LGU+와 국내에서도 출시했다. 또한 스냅은 2016년 11월 AR 글래스인 ‘스펙터클(Spectacles)’을 처음으로 출시한 이후 2018년과 2019년에 지속적으로 후속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디자인이 개선된 일반 소비자 겨냥 AR 글래스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노스는 제품 출시 후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20년 6월에 구글에 피인수됐다. 엔리얼은 2020년 8월 LGU+를 통해 제품 판매가 시작되었을 당시, 1차 판매 물량 1,000대가 한 달 만에 완판되었으나, 이후 지속적인 소비자 호응을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