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알렉사 기기용 크라우드 펀딩 프로그램 공개...자체 생태계 확대 위한 새로운 전략될까?

신규 단말 개발 위한 ‘빌드 잇(build it)’ 프로그램 공개 알렉사 연동 시계, 스티커 메모지 프린터, 스마트 저울 등 3종 1차 공개 타 제조사 제품으로의 개방 여부도 관심

2021-03-04     김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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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아마존이 새로운 단말 개발에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2월 중순에 ‘빌드 잇(Build It)’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히고, 음성비서 ‘알렉사(Alexa)’와 연동되는 뻐꾸기 시계, 스티커 메모지 프린터, 별도의 에코(Echo) 단말을 통해 음식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저울 등 총 3종의 단말에서부터 해당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단말들은 선주문이 바로 시작되며, 사전 주문이 일정 수준에 이르지 않을 경우 실제 제품 출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고객들은 언제라도 선주문을 취소할 수 있으며, 제품 출시가 진행되어도 반품할 수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판매가는 선주문 가격이며, 실제 제품으로 출시될 경우의 판매가는 달라질 수 있다. 선주문은 30일간 진행된다.

사실 지금까지 크라우드펀딩은 일반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들이 상품의 개발과 출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최근 대기업들도 이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홈 등 IoT 단말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한 중국의 샤오미가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업체이다. 특히 샤오미는 주력 상품이 아닌, 홈 IoT 부문의 신제품 등 아직 수요가 확실히 검증되지 않는 영역의 제품에 대해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단말 개발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기업들도 크라우드펀딩을 적극 활용했는데, 소니는 이미 2014년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워치 ‘FES’를 선보일 당시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활용했다. 최근 가정용 로봇 ‘니코보(Nicobo)’를 공개한 파나소닉 역시 일본 최대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인 ‘마쿠아케(Makuake)’를 통해 3월부터 펀딩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 단말 제조사와 하드웨어 업체는 아니지만, 음성비서 알렉사와 연동되는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선보인 아마존도 새로운 제품의 개발과 출시를 위해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활용하는데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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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는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실제 제품 출시 이전에 입소문 등의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반응이 안좋을 경우 큰 부담없이 제품 출시를 취소하여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마케팅 효과와 함께 실제 상용화를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한다. 반면, 대기업들의 경우 상당한 투자비와 홍보비 등 자금적 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상품의 성공에 100% 확신을 하기는 어려우며, 이에 홍보효과가 큰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매체에 소개되도록 하고, 잠재 고객들 사이의 입소문 효과를 노린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킥스타터(Kickstarter)나 인디고고(Indiegogo)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전문업체들을 이용하는 반면, 소니와 아마존은 자체 펀딩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는 보다 세세한 잠재구매자 정보를 얻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펀딩 참여자들에 대한 세세한 정보와 제품에 대한 펀딩 참여 증가 속도 및 반응, 의견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제품 컨셉에 대한 정당성 확보와 실제 제품 출시 후의 전략 설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펀딩 참여자 입장에서 본다면 대기업의 펀딩에 참여할 시 이른바 ‘먹튀’나 상용화 시점 연기 등의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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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아마존이 해당 프로그램을 공개한 2월 17일 이후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 2월22일 기준 스티커 메모지 프린터는 3일 만에 목표액을 모두 채워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뻐꾸기 시계는 목표의 40%, 스마트 저울은 45%로 저조한 실적을 보여주었다.

향후 아마존의 크라우드 펀딩 프로그램과 관련해 향후 관심사는 동사가 이번 펀딩 프로그램을 일회성 이벤트로 멈추지 않고 관련 사업을 더 확대할 것인가 여부이다. 이는 시범적인 이번 프로그램의 결과에 따라 아마존은 향후 개발하는 여러 알렉사 연동 기기뿐 아니라 다른 하드웨어 제품의 크라우드펀딩 활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단말 외에 아마존의 음성비서와 AWS 등을 이용하는 타 업체들의 제품에도 개방하는 상시적인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로 발전시킬 경우, 아마존과 개발업체는 상호 win-win 관계를 맺고 관련 업계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