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OTT 애그리게이팅 사업모델의 등장...(1) 서비스 출시 배경
Struum, 통합 OTT 플랫폼 서비스 출시 예고 클래스패스와 유사한 방식…콘텐츠-고객 경험 중점 소비자 ‘구독 피로’ 현상 해소하는 대안 되나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지난 1월, 전 디즈니 및 디스커버리 임원들이 개발한 통합 OTT 플랫폼 ‘스트럼(Struum)’의 등장이 예고돼 시선을 끌었다. 이 서비스는 한 ID로 여러 지역의 체육관과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클래스패스(ClassPass)’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나온 플랫폼이다.
2019년부터 SVOD 서비스가 대거 등장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가입자 이탈을 막는 것이 과제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트럼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美 OTT 시장, 구독 피로와 이탈률 문제 직면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미국인이 이용하는 평균 OTT 수가 2020년 4월 기준 5개에서 10월에는 7개로 증가했다.
또한, NPD는 지난해 10월 조사 결과에서 SVOD 가입자의 21%가 다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가 더 좋아서 구독 수를 줄이거나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 14%에서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팍스 어소시에이츠(Parks Associates)의 분석 결과, SVOD 이탈률이 2019년 3분기 46%에서 2020년 3분기 38%로 하락했다. 디즈니+의 경우 13%의 이탈률을 보였고, HBO 맥스, 애플TV+ 및 피콕은 모두 20% 내외의 이탈률을 기록했다. 반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훌루 등은 업계 평균보다 훨씬 낮은 이탈률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라 SVOD 서비스를 시청하는 시간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이와 같이 가입자 이탈에는 독점 콘텐츠 보유와 함께 광고 기반 무료 VOD(A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나타난 점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AVOD가 지난해 10월 스트리밍 시청의 47%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 수치는 지난해 4월 39%에서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디지털 마케팅 업체 무버블 잉크(Movable Ink)의 나빈 월(Naven Wall) 전략/미디어 책임자는 “특히 소비자가 경제적 부담에 따라 지출을 줄이고 있어 업체들이 고객 유지에 주력할 것”이라며 “SVOD가 성장하는 가운데 시장 과열과 구독 피로 등으로 2024년에는 시장 둔화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가입자의 64%가 다른 서비스 가입을 위해 서비스 가입 수를 줄이거나 취소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고객 충성도 향상과 장기적인 가입 유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콘텐츠와 고객 경험을 모두 갖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틈새/특화형 OTT 서비스 접근성 높인 스트럼
최근 이용자들이 여러 OTT 서비스에 가입하게 됨에 따라 스트리밍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이는 향후 OTT 시장의 둔화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트럼이 여러 OTT 콘텐츠를 단일 플랫폼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며, 이미 다수의 OTT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스트럼은 아직 요금이나 구성 같은 서비스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는 상태다. 다만, 스트럼을 둘러싸고 기존의 SVoD 서비스나 광고 기반의 AVoD 방식 OTT와는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가령, OTT 서비스 업체들이 자체 콘텐츠를 확보해 제공하기보다는 기 OTT 서비스 업체들의 콘텐츠를 모아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트럼에 따르면 월 단위로 다양한 유형의 크레딧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며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협의해 프로그램별 인기 및 선호도 격차에 따라 지불되는 크레딧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스트럼은 통합 OTT 서비스 형태를 통해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OTT 업체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스트럼은 넷플릭스, 디즈니+, 훌루,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유튜브, HBO 맥스 등 전체 OTT 시장의 75%에 달하는 메이저 OTT 외에 고객 확보와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틈새 및 특화 OTT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스트럼의 로렌 드빌러(Lauren DeVillier) CEO는 “OTT 서비스가 전문화 및 세분화되면서 원활한 콘텐츠 검색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우리는 한 번의 가입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가장 많이, 가장 쉽게, 가장 저렴하게 찾고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스트럼의 통합 OTT 서비스 모델은 OTT 이용 접근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타 서비스 콘텐츠 및 요금 비교에서 나아가 자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