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업계...(1) 새로운 변화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에 매출, 일자리 대폭 감소 정부-관광산업-민간업체 간 긴밀한 협력체계 필요 비대면 문화 확산에 뜨고 있는 ‘랜선 여행’ 트렌드
[애틀러스리뷰=박세아 기자] 독일 분석기관인 ‘Statista’에 따르면 2019년 여행관광산업의 총 기여도가 전 세계 GDP의 10.4%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초 코로나19 사태 발병으로 인해 2020년에만 매출 30%, 일자리 31% 감소가 예상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항공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대만에서 ‘제주 가상출국 여행’ 상품을 선보였으며, 에어부산 역시 한국 상공 비행을 체험하는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월 초 국내 확진자 발생 후 7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달라질 여행관광산업과 이를 기회로 삼는 업체들의 동향을 시리즈로 짚어보자.
대부분 여행업계 코로나19 영향 크게 받아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이미 다양한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온라인 동영상, 게임과 같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나 온라인 쇼핑, 온라인 수업, 홈트레이닝과 같은 온라인 기반 서비스에는 기회가 찾아왔지만, 오프라인 기반의 경우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그중 여행업계는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UNWTO(United Nations World Tourism Organization)에 의하면 지난 4월 기준 가맹국 전체가 여행을 제한하고 있으며, 72%의 국가는 여행객에 대해 국경을 완전히 폐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 1분기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2% 감소했으며, 2020년 전체 기준으로 올해 해외 관광객이 60~80%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규모 또한 2조 7,000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1억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비영리 미디어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Conversation)’이 지난 3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항공사, 호텔, 레스토랑 등 여행 산업의 2020년 시장규모가 50%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해외 여행자 수는 14억 명에서 10억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2015년 이후 최저 수치다.
우리나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관광공사에 의하면 국내를 찾은 외국인 수가 2월까지는 증가세였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3월 이후부터는 1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점은 우리나라에서는 4월 이후 국내 여행이 증가하는 구조적인 변화가 보인다는 것이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7월 전체 숙박 카테고리 앱 사용자는 456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의 256만 명, 5월의 340만 명에서 크게 회복된 것이다.
각국 정부,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적극 대응
전 세계에 걸쳐 관광 및 여행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각국은 자금 지원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컨설팅 업체 맥킨지(Mckinsey)는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관광산업 내 민간기업들의 파트너십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공-민간 부문 소통 인터페이스의 간소화와 규제기관 일원화 및 간소화, 새로운 자금 지원 방식의 개발, 투명하고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관광 부문 내의 디지털 기술 전환 지원을 통해 관광산업을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8월 고용노동부가 여행 및 항공업 등에 대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을 6개월 연장하고, 이들 업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도 60일 늘리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이 직원에게 준 휴업·휴직 수당을 정부가 최대 90%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9월 초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총 3,470억 원 늘어난 6조 8,273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 중 관광 부문의 예산은 1조 4,859억 원으로 올해보다 10.1% 증액되어 가장 많이 늘어났다.
포스트 코로나, 변화된 트렌드 주목 필요
흥미로운 여러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체험 여행’이다. 최근 인터넷으로 즐기는 가상의 여행인 ‘랜선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의 알라바바그룹 산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가 진행한 여행 콘텐츠는 첫날에만 시청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5월 초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에도 랜선 여행이 주요 트렌드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마이리얼트립이 랜선 여행 상품을 6월에 도입한 이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동사는 영상회의 솔루션 줌(Zoom)을 이용해 최소 3명에서 최대 50여 명이 참여 가능한 상품을 1인당 4,500원~2만 9,800원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뿐만 아니라 체험을 강조한 ‘비행 체험’도 있다. 이는 항공기에 탑승해 자국이나 해외 국가 상공을 선회한 다음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여행 상품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등장한 안전, 개인화, 체험, 인프라 효율화라는 여행 산업의 트렌드는 팬데믹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다. 물론, 패키지여행 등 기존과 같은 여행 패턴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팬데믹 종료 이후 다시 등장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시작된 변화들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여행과 관광’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와 관련 산업의 구조 조정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한 업체들이 향후 여행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