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규 플래그십 ‘갤럭시 S20’ 시리즈 공개... 기술 선도 업체 자리매김하나
카메라 기능 강화한 플래그십 시리즈 선보여 최신 기술 도입에 대해 보수적 입장에서 선회해 공격적으로 변화 시장 1위 업체 입지 유지 여부에 관심 집중
[애틀러스리뷰] 삼성전자가 12일 ‘갤럭시 언팩 2020’을 열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0'을 공개했다.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가 2020년을 이끌어 갈 플래그십 제품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갤럭시 S20의 기술적 사양들은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다.
갤럭시 S20 시리즈, 카메라 기능 대폭 강화로 차별화
갤럭시 S20은 종전의 2종에서 6.2인치 화면의 갤럭시 S20, 6.7인치의 갤럭시 S20+, 6.9인치의 갤럭시 S20 울트라 등 3종으로 증가했다. S20 시리즈는 5G의 본격적 보급을 염두에 두고 전 모델에 5G를 채용했으며, 최신 5G 표준인 단독 모드(SA, standalone)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국가에 따라 LTE 버전도 출시됐다.
스마트폰 구매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인 카메라 기능이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S20 울트라는 1억800만 화소 카메라에 어두운 저조도 환경에서는 9개 픽셀을 하나로 합쳐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는 ‘노나 비닝’을 도입해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한, 하이브리드 광학 줌 기술을 적용해 S20+와 S20은 최대 3배, S20 울트라는 최대 10배까지 화질 손상 없이 확대해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AI 기반 슈퍼 해상도 줌을 결합해 S20 울트라는 최대 100배 줌, S20+와 S20은 최대 30배 줌까지 구현하는 '스페이스 줌' 기능을 제공한다.
이 밖에 구글과 협력을 통해 풀HD급 ‘구글 듀오’ 영상통화를 지원하고 120㎐ 주사율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고사양 게임도 끊김 없이 매끄럽게 재생되는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유튜브와 협력해 갤럭시 S20에서 8K 동영상을 유튜브에 바로 업로드할 수 있게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인기 게임 '포르자 스트리트'를 모바일 최초로 제공한다.
갤럭시 S20은 3월 6일부터 전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되며, 국내에서는 2월 20∼26일 사전 판매가 진행된다. 출고가는 S20이 124만 8,500원, S20+가 135만 3천원, S20 울트라가 159만 5천원이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배터리 수명을 대폭 늘리고 트위터와 우퍼를 분리한 2웨이 스피커를 탑재해 음질을 개선한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와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도 공개했다.
삼성전자, 화웨이 추격 따돌릴 획기적 제품 필요...기술 선도 업체로의 복귀
5G로의 전환기를 맞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근 수년간 위축되었던 시장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화웨이의 거센 추격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1위 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획기적 제품이 필요한 시기다.
갤럭시 노트7 사태를 겪으면서 삼성전자가 최신 기술을 플래그십 단말에 적용하는데 주저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 기간 중에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의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반대로 여러 최신 기술들을 삼성전자에 앞서 도입함으로써 기술적으로도 삼성전자와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이번에 1억 화소 카메라와 잠망경 카메라, 그리고 12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 등 여러 최신 기술들이 적용된 갤럭시 S20 시리즈는 갤럭시 노트7 사태 이후 어찌 보면 다소 소극적이었던 모습을 보였던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으로 완전히 복귀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과 같은 플래그십뿐 아니라 중저가 단말 영역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해 좋은 성과를 거둔 것도 플래그십이 아닌 갤럭시 A 등 중저가 단말 영역에서의 선전이 배경이었다.
이에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 갤럭시 S20에 도입된 여러 신기술과 기능을 중가 단말 버전으로 언제 선보일 것인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부 시험적인 기술의 경우 갤럭시 S나 노트 시리즈와 같은 플래그십이 아니라 갤럭시 A 시리즈에 먼저 적용할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S10에서 이어진 국내 흥행 실적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갤럭시 S20 시리즈가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가 여부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국내 시장은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고 삼성전자가 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갤럭시 S20 시리즈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대가 더 높아진 갤럭시 S20 시리즈가 전작에 비해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가는 불분명하다.
국내 휴대폰 판매 정보를 제공하는 ATLAS Mobile Index에 따르면 출시 후 1년을 기준으로 갤럭시 S8 시리즈의 판매량은 352만 대, 갤럭시 S9 시리즈는 280만 대, 그리고 갤럭시 S10 시리즈는 307만 대 수준이다. 갤럭시 S8의 경우 갤럭시 노트7의 영향으로 전작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후 갤럭시 S9에서 판매량이 줄었지만, 갤럭시 S10의 경우 5G 도입 등으로 인해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최근의 스마트폰 교체주기를 감안할 때 갤럭시 S8과 갤럭시 S9 이용자의 교체시기가 임박했다는 점은 S20 시리즈의 선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LG전자가 최근 플래그십 영역에서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들어 플래그십 단말 전략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 또 아직 제품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경쟁자는 자사일 뿐이다.
애플도 플래그십 영역에서는 삼성전자 못지 않은 강자이지만, 갤럭시 S20이 판매될 시점에서는 지난 해 말 출시된 아이폰의 출시 효과가 크게 감소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아이폰 11은 갤럭시 S20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갤럭시 S10의 세부 모델별 판매비중을 보면 갤럭시 S10e이 14.6%, 갤럭시 S10이 18.7%, 갤럭시 S10+이 11.2%, 그리고 갤럭시 S10 5G가 55.5%를 차지했다. 즉, 5G 모델이 전체 S10 시리즈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이통사의 프로모션이 결합될 경우 보다 고가의 제품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S10은 LTE와 5G 모델로 분리되어 있으며, 5G에 대한 이통사의 지원이 강력했다. 모든 모델이 5G를 지원하고 카메라 기능도 강화되었기에 갤럭시 S20에서는 가장 높은 판매가의 울트라 모델이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점은 최근 고가 스마트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상당히 줄었다는 점이다. 갤럭시 S20 울트라가 1억 화소의 카메라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갤럭시 S20이나 갤럭시 S20+에 비해 차이를 보이고 있기에 이통사들의 지원이 적절히 이루어질 경우 결코 적지 않은 판매비중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