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 홈-모바일 상품 가입자에게 '디즈니+' 1년 독점 무료 제공
버라이즌, 홈 상품 고객에게도 디즈니+ 무료 제공 디즈니와 버라이즌은 win-win 위한 최적의 파트너 초기 단계의 5G 가입자 확대에도 기여 가능
[애틀러스리뷰] 미국 최대의 통신사업자 버라이즌(Verizon)이 디즈니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의 LTE 및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대해 기존 및 신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1년간 OTT 서비스 ‘디즈니+’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버라이즌, 홈 상품 가입자에게도 디즈니+ 무료 제공
양사간 제휴를 통해 버라이즌은 디즈니+의 독점 제공 이통사가 되는데, 특히 버라이즌은 해당 서비스의 1년 무료 제공이 모바일 서비스뿐만 아니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FiOS 가입자와 5G 홈 무선인터넷 가입자에게도 제공된다고 밝혔다.
버라이즌에 의하면, 이미 디즈니+를 사전 예약으로 신청한 기존 및 신규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와 브로드밴드 가입자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혜택이 제공된다. 즉, 버라이즌 가입자로서 1년간 무료 이용 혜택이 제공되는 동안에는, 디즈니+의 사전 가입 계약이 일시 중단되고 1년간 무료 이용 기간이 중단된 후에 기존의 사전 가입 계약이 적용되는 방식이 적용되는 것이다.
버라이즌과 디즈니 간의 이번 독점 유통 제휴는 2020년까지 1,300만 디즈니+ 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디즈니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와 OTT 업체의 제휴는 이미 보편화된 프로모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와 이동통신사가 제휴하여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에게 OTT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업체들이 추진했던 보편적인 전략이다.
이를 통해 OTT 사업자들은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고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이동통신사로부터 서비스 이용에 대한 수익을 보전 받는다. 이통사들도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를 늘리고 기존 가입자를 고착화(lock-in)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제휴 전략을 가장 활발히 사용하는 대표적인 OTT 업체이다. 미국에서는 T-모바일(T-Mobile)이 패밀리형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에게 넷플릭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Netflix on Us’라는 프로모션을 제공 중이다.
T-Mobile은 기존의 이통사와는 차별화되는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언캐리어(Uncarrier) 전략을 통해 가입자를 늘려왔는데, 언캐리어 전략 중 하나로 넷플릭스 무료 제공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9년 1월 넷플릭스가 베이직 요금을 8달러에서 9달러로, 스탠다드 요금을 11달러에서 13달러로 인상한 바 있다. 당시 T-모바일은 이 같은 이용요금 인상에도 ‘Netflix on US’ 프로모션 혜택을 당분간 지속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버라이즌, 디즈니 입장에서는 미국 메이저 통신사업자 중 최적의 파트너
이처럼 OTT업체와 이통사의 협력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버라이즌이 디즈니+의 정식 런칭을 2주 남짓 남겨놓고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대상 독점 무료 제공이라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디즈니 입장에서는 버라이즌 가입자들을 디즈니+ 잠재 가입자 기반으로 유도할 수 있고, 버라이즌은 무제한 요금제 가입 고객의 충성도 제고와 전반적인 가입자 고착화를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기대할 것임은 당연하다.
물론, 버라이즌 외에 타 통신사들도 출시부터 막강한 콘텐츠 라인업이 갖춰진 디즈니+와의 제휴를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디즈니 입장에서 본다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버라이즌이 최적의 파트너라는 점은 명확하다.
AT&T의 경우 자체 OTT 서비스인 ‘디렉TV 나우(DirecTV Now)’를 제공 중이며, T-모바일은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더구나 T-모바일은 2017년 인수한 케이블업체 레이어3(Layer3)의 서비스를 ‘TVision Home’이라는 자체 OTT 서비스로 출시하기도 했다.
M&A로 인해 T-모바일로 통합될 스프린트(Sprint)는 가입자 규모나 프로모션을 위한 마케팅 능력 등을 감안할 때 디즈니+의 초기 가입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파트너가 되기는 어렵다.
개인 단위를 넘어 가구 단위의 경쟁도 감안한 전략적 제휴
한편, 버라이즌과 디즈니+의 제휴는 4G, 5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물론, FiOS 유선 브로드밴드와 FWA(고정형 무선서비스, Fixed Wireless Access) 방식의 5G 홈브로드밴드 가입자에게도 동일한 혜택이 제공된다는 것이 흥미로운 대목이다.
버라이즌 입장에서는 가구 단위 가입자의 충성도와 고착화도 중요한 부분임이 당연하겠지만, 디즈니 입장에서는 개인 단위 모바일 가입자 외에 가구 단위 가입자 시장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계획까지 수반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가 넷플릭스가 개척해 놓은 개인 단위 OTT 가입자 시장을 넘어, ‘모든 연령대의 가족’이 모두 함께 시청할 수 있는 OTT 서비스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주간 개봉 방식의 채택 등 TV와 홈미디어 중심의 새로운 OTT 시장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와의 제휴에서도 모바일 일변도에서 가구 단위 홈미디어 시장을 노리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다.
바라이즌의 경우에는 4G/5G 무제한 가입자에게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결국 5G 확산을 위해 전격적으로 디즈니와의 제휴에 나섰을 수 있다.
VR/AR, 게임, 리치 미디어 등 저지연성이 강조되고 몰입도가 높은 서비스 이용경험 제공을 통해 4G와 차별화하는 동시에, 유력 5G 잠재 가입자인 4G 무제한 데이터 가입자의 5G 전환을 위해서라도, 디즈니+ 같은 롱폼 동영상 중심의 OTT가 5G 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것이다.
또한 버라이즌 입장에서는 5G의 강점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증가할수록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유선 브로드밴드와 무선 브로드밴드의 격차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디즈니+와 같은 콘텐츠 중심 OTT 서비스의 확산이 이용이 증가할수록, 5G에서 예상되던 유선 브로드밴드의 무선 대체 혹은 유무선 브로드밴드의 통합이 촉진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이는 버라이즌과 디즈니의 협력이 단순히 OTT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디즈니의 콘텐츠와 IP를 활용하는 VR이나 AR 서비스와 게임 등의 독점 유통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