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이커머스 사업 기반과 저가 요금제 내세운 성과
콘텐츠 한계-이어지는 적자 극복할 대안 마련해야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2022년 4월 기준 국내 OTT 시장에서 쿠팡의 ‘쿠팡플레이’가 이용자 기준으로 웨이브를 제치고 3위 OTT 업체로 부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이 조사한 결과, 4월 기준 넷플릭스는 1,055만 명의 이용자로 확고한 1위를 유지한 데 이어 티빙이 324만 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3위로 등극한 쿠팡플레이는 321만 명으로 웨이브(307만 명)에 앞섰다. 앞서 2022년 1월 조사에서는 넷플릭스(1,097만 명), 티빙(366만 명), 웨이브(357만 명), 쿠팡(355만 명) 순이었던 것에서 변화를 보였다. 다만, 이용 시간 측면에서 본다면 쿠팡플레이가 웨이브를 앞지르지 못했는데, 2022년 4월 기준 넷플릭스가 35억 분으로 1위였으며, 웨이브 12억 분, 티빙 9억 분, 쿠팡플레이 5억 분을 기록했다.
OTT 서비스 개시 1년 반 만에 성과 보인 ‘쿠팡’
쿠팡플레이는 2020년 10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약 1년 반 만에 이용자 측면에서 웨이브에 앞서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러한 쿠팡플레이의 급성장은 사실 ‘쿠팡’ 자체의 성장이 가장 큰 이유다.
쿠팡이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해 ‘와우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추가 요금 없이 제공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해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경우, 프라임 멤버십과의 연계를 통해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게다가 쿠팡의 멤버십 요금 자체도 월 4,990원으로 1만 원 안팎의 다른 OTT 서비스와 비교해 저렴하다. 쿠팡이 올해 초 멤버십 이용료를 월 2,900원에서 약 70% 인상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OTT 서비스에 비해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물론, 오리지널을 포함한 콘텐츠 제공 측면에서 쿠팡플레이는 다른 서비스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그러나 자체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가 큰 인기를 끌었으며, 무엇보다 K리그와 한국 국가 축구대표팀 시합,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토트넘 홋스퍼팀의 시합, 미국 풋볼 등 국내에서 주목받는 몇몇 스포츠 종목과 팀 시합의 생중계를 제공한 것이 젊은 층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스포츠 생중계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상당한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으나, 중계 품질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선형 서비스인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는 QoS가 보장되는 유선방송에 비해 화면 끊김이나 접속 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매우 크며, 특히 엄청난 트래픽이 몰리는 인기 시합에서는 그 가능성이 더욱 크다.
실제로 일부 인기 시합의 경우 접속 오류나 딜레이 현상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 5월 23일 손흥민 선수가 득점왕으로 등극한 리그 마지막 시합의 경우 전반전이 진행되는 내내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쿠팡은 기술적인 요소를 보완하면서 스포츠 중계 확대를 추진 중이며, 오리지널 드라마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제공 콘텐츠 라인업을 적극 확대 중이기에 쿠팡 멤버십 이용자들이 사실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OTT 서비스라는 점에서 향후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쿠팡, 지속되는 적자 속에서 직면한 과제는?
OTT 사업은 상당한 비용이 투자된다는 점에서 쿠팡의 핵심 부문인 이커머스 사업 자체의 성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향후의 불확실성으로 존재한다.
쿠팡플레이는 현재 자체적인 수익 모델을 갖추지는 않고 있으며, 쿠팡 멤버십 이용자들의 유치 및 가입 유지를 위한 미끼 상품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쿠팡은 지난 1분기에 전년 대비 32% 증가한 매출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지며 적자 폭도 상당히 감소했다.
그러나, 적자가 이어지는 것이 좋은 신호는 아니다. 특히 기존 이커머스 업체를 비롯해 ‘컬리’로 대표되는 새로운 경쟁사와 기존 오프라인 기반 커머스 업체들이 투자를 늘리는 등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빠른 흑자 전환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중이다. 이에 가입자 확보를 위한 쿠팡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쿠팡의 실적이 더 악화될 경우 자칫 쿠팡플레이에 대한 투자 감소로 연결된다. 이때 쿠팡플레이가 사업 비용을 100% 충당하지는 못해도 일정 수준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자체 수익 창출 방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쿠팡의 이커머스 사업과 연계시킬 수 있는 방식이 유력한데 광고는 물론, 인기 크리에이터들을 활용하는 라이브 커머스 확대 등이 될 수 있다. 쿠팡플레이 이용을 위해 기존 멤버십 이용료에 소액을 추가 과금하는 형태도 가능하겠지만, 이 방안은 기존 이용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