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R·배송·청소·의료/재활·소셜 등 로봇 수요 증가 영향
국내서도 로봇 산업 혁신 위해 서비스 모델 확대 지원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가게에서 로봇이 커피를 제조하거나 음식을 나르는 일상을 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자율주행 로봇의 활용 사례가 점점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로봇이 호텔에서 안내 로봇으로 투입되거나 재활 혹은 돌봄 같은 의료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더욱 빨라지고 있다.
로봇 수요 증가에 서비스 로봇 매출 증가
월드 로보틱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전문 서비스 로봇 매출은 의료 로봇, 청소 로봇, 물류 로봇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면서 2019년보다 11% 성장한 67억 달러를 기록했다. 동시에 새로운 소비자 서비스 로봇 매출이 전년보다 16% 증가한 44억 달러를 달성했고, 2020년 전문 서비스 로봇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13만 1,8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AMR(자율이동로봇) 및 배송 로봇, 청소/방역 로봇, 의료/재활 로봇, 소셜 로봇, 레스토랑용(Automated restaurant) 로봇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전문 청소 로봇에 대한 수요가 전보다 92% 증가해 34만 대가 판매됐고, 50개 이상의 서비스 로봇 제공 기업들이 소독용 로봇을 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뿐만 아니라 의료 로봇 판매는 2020년 전체 전문 서비스 로봇 매출의 55%를 차지했는데, 이는 주로 의료 부문에서 값비싼 로봇 수술 기기가 판매된 영향을 받았다.
또한, 기존의 이동 로봇을 소독 로봇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 세계적으로 확산한 코로나 사태에 병원 및 기타 공공장소에서 소독 로봇의 잠재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로 전문 바닥 청소 로봇 판매량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두 자릿수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로봇에 대한 추가 수요도 창출했다. 대표적인 사회적 로봇으로는 요양원 입소자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친구 및 가족과 계속 연락할 수 있도록 돕는 로봇이 있다. 이어 공공 환경에서 정보를 제공해 개인적인 인간 접촉을 피하고, 동영상을 통해 영상 회의를 하며 사람들을 연결하거나 업무 수행 작업을 돕는 통신 로봇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접객 로봇(Hospitality robot) 역시 2억 4,9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음식 및 음료 준비용 로봇 매출은 수요 급증으로 거의 3배 증가한 3,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은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기 위한 인식을 높이는 매개체가 됐다.
서비스 로봇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 중
로봇 시장은 거대 테크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분야다. 올해 3월, 글로벌 칩 제조사 엔비디아(Nvidia)가 우버(Uber)에서 분사한 배송용 자율주행 소형 로봇 개발사 서브 로보틱스(Serve Robotics)에 1천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특히 이 투자는 엔비디아가 배송용 로봇 업체에 대해 처음으로 투자한 것이다.
IFR(국제로봇연맹)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1,050개의 서비스 로봇 공급업체 중 80%가 설립된 지 5년이 넘은 기존 업체로 간주되며, 서비스 로봇 공급업체의 47%는 유럽, 27%는 북미, 25%는 아시아로 파악됐다.
IFR의 밀튼 게리(Milton Guerry) 회장은 "서비스 로봇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혁신적인 서비스 로봇 앱을 개발하고 기존 개념을 개선하는 등 매년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중 일부는 등장하자마자 사라지고 서비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활발한 M&A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의 서비스 로봇 수요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각지에서 물품 운송 로봇, 방역/순찰 로봇, 서빙 및 바리스타 로봇, 안내 로봇 등등에 대한 로봇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정부도 로봇 기반 산업 혁신을 위해 제조 산업 전반을 스마트화할 뿐 아니라, 서빙, 조리, 교육 등 비대면 수요 맞춤형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위한 로봇 서비스 모델 확대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18일 열린 ‘자율주행로봇 얼라이언스’ 발대식에 참석해 참여기업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자율주행로봇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어가기 위한 민관 협업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으로는 LG전자, KT, 현대로보틱스, 우아한형제들, 유진로봇, 로보티즈 등 18개사다.
궁극적으로 정부는 로봇 기반 산업 혁신을 통한 스마트 성장을 가속화하고 국민 생활 편의/인식 제고를 위한 로봇 활용 환경을 조성할 뿐 아니라 신기술/신사업 등 혁신 분야 창출을 위한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뿌리, 섬유, 식음료 등 기존 3대 제조업에서 나아가 항공, 조선, 바이오화학 등 주력 산업 포함 표준공정모델 개발 및 확산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 중이다. 특히 정부는 돌봄, 웨어러블, 의료, 물류 등 4대 서비스 로봇 분야에 대해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이는 최근 돌봄 인력 부족,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 등의 사회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둔 기술 개발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서비스 로봇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앞으로 그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제조, 물류, 의료, 건설, 농업, 청소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드로봇’ 시대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