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이후 화웨이-샤오미-모토로라 등 중국 업체 참여 증가
폴더블폰의 높은 가격과 충분한 활용도 개발 관련 과제 남아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Oppo)’가 좌우로 펼치는 인폴딩 방식을 도입한 자사 첫 폴더블 스마트폰 ‘파인드(Find) N’ 출시를 앞두고 제품 이미지를 공개했다.
오포는 해당 제품이 초박막유리(UTG)를 적용한 중국산 폴더블 스마트폰이며, 기존 폴더블 스마트폰 대비 더 얇고 가벼워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파인드 N의 무게가 250g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오포는 최고의 힌지 및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구현했으며, 다른 업체는 해결하지 못한 디스플레이 힌지 주름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공식 출시를 앞두고 ‘파인드 N’에 대한 여러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데, 해당 제품은 화면을 펼쳤을 때 7.1인치 크기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3’와 동일한 12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소니 IMX766 카메라 센서와 4,500mAh 용량의 배터리, 33W 급속충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판매가는 8GB 램과 256GB 스토리지 버전의 경우 12,990위안(약 241만 원), 12GB RAM과 512GB 저장공간 버전의 경우 13,999위안(약 259만 원)으로 다소 비쌀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전자가 장악 중인 ‘폴더블폰’에 도전하는 업체들
아직 초기 단계의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폰 출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88%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며, 2020년 대비 시장규모가 10배 이상 증가할 2023년에도 75%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해 3분기에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93%, 4분기에는 9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3와 Z폴드3 판매량은 각각 200만 대와 100만 대를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폴더블폰 출하량 목표를 1천만 대 이상으로 세웠으며, S펜 지원과 방수 기능 등 타사와 차별화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의 경우 ‘로욜(Royole)’이 세계 최초로 2018년 11월 ‘플렉스파이(PlexPai)’를 출시했으나, 실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이어 화웨이와 샤오미, 모토로라 등이 컨셉 제품을 공개하고 실제 제품을 출시했지만, 삼성전자에 밀려 아무런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점차 더 많은 업체가 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의 차별화’를 위한 방안으로 폴더블 방식이 주목받고 있으며, ASP(평균판매가)를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도 폴더블 방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도 폴더블 아이폰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참여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은 기술적 방식과 최적의 디자인을 발굴하기 위한 또 다른 측면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 인폴딩 방식과 아웃폴딩 방식이 모두 등장했으나, 이제 삼성전자가 도입했던 인폴딩 방식이 주류가 되고 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크기 측면에서는 여러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폴드 시리즈와 휴대성을 보다 강조하고 있으며, Z플립 시리즈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이용 경험을 모두 제공하는 것을 강조 중이다.
고가, 활용도 등으로 폴더블 대중화까지 시간 걸릴 듯
초기 단계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물론, 제조사들도 화면을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어느 정도의 크기가 최적인지, 화면 비율은 어떤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적어도 2022년이나 2023년에 업체별로 서로 다른 화면비와 크기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는 점을 말해주며, 이 과정을 통해 점차 디자인이 수렴할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이러한 상황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통해 개척했던 패블릿 시장에서도 발생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큰 화면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디스플레이 크기를 대폭 늘린 제품을 선보였는데, 업체별로 크기와 화면비는 서로 달랐다. 그러나 지속되는 경쟁 속 6인치대 후반의 화면 크기와 21:9 화면비가 주류 디자인으로 자리 잡게 됐다.
즉,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도 패블릿처럼 서로 유사하지만, 또 다른 차별성을 추구하는 경쟁이 진행되고, 소비자들의 취사선택이 이루어지면서 유사한 디자인으로 수렴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여러 디자인을 시도해본 삼성전자가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버전의 시장 반응과 기술적 난이도, 판매량 등에 대한 실제 데이터들을 경쟁사보다 앞서 보유하게 된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폼팩터와 디자인을 먼저 제시하고 경쟁력을 유지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폴더블폰의 높은 가격과 충분한 활용도 개발은 대중화를 위한 걸림돌인 것은 분명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Z플립3의 경우 100만 원대 초반으로 가격을 낮췄으나 Z폴드3는 약 200만 원 수준이다. 타사 제품도 Z플립3와 같은 캄쉘(calm-shell) 형태가 아닌 Z폴드3와 같은 형태의 경우 200만 원 이상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폴더블 스마트폰이 기존의 바(bar) 형태 스마트폰에 비해 확연히 차별화되는 활용 케이스를 발굴하는 것도 과제다. 크기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되지만, 달라지는 화면 크기를 기반으로 최적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 업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구글 등 OS 업체는 물론 개별 앱 개발사들이 모두 포함된다. 이에 앞으로의 폴더블폰 시장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