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신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출시 예상
OTT 시장 경쟁 구도-광고 기반 신규 BM 변화 주목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FAST 시장은 관련 업체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제공 채널 수와 이용자 증가는 물론, 보다 정교한 광고 제공과 효과 측정을 위한 전문 업체들과의 협력이 이어지면서 양적인 측면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단계에 이미 접어들고 있다.
이 상황에서 FAST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바로 구글이 FAST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미래 OTT 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집중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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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T 서비스 시장 진출 검토하는 구글?
이미 구글은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도한 적이 있다. 구글은 지난 2014년 ‘안드로이드TV(AndroidTV)’ 플랫폼을 런칭하며 스트리밍 앱과 함께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공하는 실시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능을 제공했다. 다만, 당시 지금과 같은 실시간 스트리밍보다 온디맨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더 컸다. 이에 따라 이후 발표된 스마트TV용 플랫폼인 구글TV에는 해당 기능이 추가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FAST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구글과 직간접적으로 경쟁을 하거나 협력 중인 스마트TV 제조사와 플랫폼 업체들이 연이어 FAST 서비스 관련 행보를 강화하면서 구글도 해당 시장의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구글은 세계 최대의 AVoD 서비스로 볼 수 있는 ‘유튜브(YouTube)’를 보유하고 있으며, 월정액 기반의 구독형 vMVPD 서비스인 ‘유튜브TV(YouTubeTV)’를 제공하고 있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미디어 서비스와 실시간 채널 제공 자산 모두를 갖췄다.
구글이 유튜브의 전 세계적인 인지도와 이용자 기반, 스마트TV OS 플랫폼 시장에서 구글의 영향력 등을 감안할 때, 유튜브에서 FAST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 상당한 반향을 얻으면서 새로운 광고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관측되고 있다. 구글이 최근 유료방송 사업 중심을 실시간 채널이 포함된 vMVPD로 옮기고 있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최근 OTT 및 FAST 시장 동향을 보면, 이제 온라인 미디어 시장은 크게 ‘실시간성’ 여부와 ‘수익 모델’로 구분할 수 있다. 실시간 채널과 온디맨드 중 어떤 성격이 강조되는지, 유료 구독형과 광고 기반 무료 BM 중 어떤 방식을 채택하는가 여부에 따라 서비스가 분화되고 있다.
이에 맞춰 기존 케이블TV 및 위성방송과 같은 유료방송과 지상파 방송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새롭게 진화 중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즉, 유료방송사는 온라인 환경에 편승할 경우 온디맨드 성격이 강조되는 SVoD 또는 실시간 채널이 강조되는 vMVPD로 발전할 수 있으며, 무료 지상파 방송도 AVoD나 FAST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SKB, ‘플레이Z’ 플랫폼 통해 MZ 세대 조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 사 단말 구매자를 대상으로 제공한 서비스가 중심이었던 국내 FAST 시장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SK브로드밴드가 올해 중 MZ 세대를 겨냥해 FAST 서비스를 포함한 신규 홈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플레이Z’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를 위해 TV에 연결해 이용하는 스틱형 스트리밍 단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활용한 맞춤형 광고인 ‘어드레서블TV(addressable TV)’ 광고를 내보낸 업체라는 점에서, 광고를 기반으로 무료 제공되는 플레이Z가 SK브로드밴드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신사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 플레이Z는 MZ 세대 공략을 위한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로의 사업 확장과 동시에 한정된 국내 광고 시장을 공략하는 새로운 도전이 된다. 또한, 광고주 입장에서는 새로운 광고 유통 채널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검증되지 않은 광고 매체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지난 4월, 한국광고총연합회가 발표한 ‘2021년 광고주 현황조사’에 의하면, 올해 광고 집행을 확대 또는 유지하겠다는 광고주는 57.7%, 줄이겠다는 광고주가 42.3%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침체된 광고 시장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모바일 광고 집행 비율은 2017년 27.1%에서 2020년 38.6%로 높아졌고 2021년에는 43.7%로 더욱 높아졌다. 반면, 지상파 광고 집행 비율은 2017년 17.8%에서 2021년 10.3%로, 케이블방송 광고 비율도 14.9%에서 8.9%로 하락했다.
이처럼 광고 기반 무료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 등 방송 광고 시장이 온라인/모바일 광고에 밀려 하락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체도 온라인/모바일이 66.7%로 압도적인 선호를 받았다. 국내 광고 시장에서는 온라인/모바일 광고로의 극심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온라인/광고비 집행 비율에서 유튜브가 31.4%로 1위, 네이버가 19.8%로 2위, 인스타그램이 14.4%로 3위, 페이스북 12.7%로 4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SK브로드밴드의 플레이Z를 통해 제공될 광고가 실시간 편성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지니는 지상파나 케이블방송 광고 형태로 제공되지 않아야 함을 보여준다.
아직 국내에서 본격화되지 않은 FAST 서비스를 MZ 세대를 겨냥해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시청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밀한 타겟팅과 광고 효과 측정이 가능한 ‘어드밴스드 광고(advanced ads)’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튜브 및 네이버와 경쟁하는 전략이 SK브로드밴드는 물론, SK 그룹 전체의 미디어 사업 방향과도 부합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최근 LGU+, KT가 디즈니와 협력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SKT는 디즈니+ 및 넷플릭스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웨이브(Wavve)’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SVoD 서비스의 중복 가입과 구독 피로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OTT 사업 전반의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도 월정액 이용료 BM 외에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의 플레이Z가 IPTV와 SVoD(웨이브) 등 주로 월정액 기반 구독형 BM 중심이던 SK그룹의 미디어 사업에 FAST라는 광고 기반의 신규 BM을 추가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