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미디어 플랫폼 중심 이동
FAST, 新스트리밍 광고 플랫폼으로서 가치 상승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시장조사업체인 엔스크린미디어(nSceenMedia)에 따르면 플루토TV(PlutoTV), 투비(Tubi), 로쿠 채널(Roku Channel), 삼성TV Plus 등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 광고 기반 무료 OTT) 업체 광고 매출 규모가 2021년 21억 달러에서 2023년 41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엔스크린미디어의 콜린 딕슨(Colin Dixon) 애널리스트는 “가상 실시간 채널(vLinear channels)에 대한 관심 증가가 일부 업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한때 광고 기반 실시간 TV가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 같은 방식이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음이 증명되고 있고 FAST 시장은 이제 지속적인 성장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여러 시장조사기관이 FAST 시장 성장 가능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관련 사업자들 간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온디맨드 서비스-실시간 채널 결합한 FAST
FAST는 광고 기반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무료 VoD 서비스인 AVoD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실시간 채널까지 번들링되어 스트리밍되는 OTT 서비스의 한 종류다. 별도 이용료 없이 광고를 시청하는 대가로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AVoD와 유사하지만, 실시간 채널이 추가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FAST는 무료로 이용 가능했던 기존의 지상파 방송이 온라인 환경에서 재현되고 주문형 동영상 제공까지 통합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방송사와 미디어 업체들이 유튜브 등 일부 서비스에 자사 콘텐츠를 광고를 포함해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FAST는 일정한 스케줄로 편성된 실시간 채널을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자신들의 회원 또는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광고를 판매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삼성전자 또는 LG전자가 자사 스마트TV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삼성TV 플러스’나 ‘LG채널’이 있다. AVoD 서비스로 알려진 비아콤CBS(ViacomCBS), 플루토TV, 폭스(Fox)가 소유하고 있는 투비, 로쿠(Roku)의 로쿠 채널,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IMDb TV 등도 FAST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
즉, FAST는 AVoD의 광고 기반 주문형 콘텐츠에 인터넷 기반의 다채널 방송인 vMVPD(virtual 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s)에서 제공되던 실시간 채널 서비스가 추가된 형태이다. 실시간 채널의 경우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과 vMVPD가 제공하고 있는 실제 ‘생방송’ 개념이 아니라 FAST 업체들이 자체 편성 스케줄에 따라 제공하는 ‘가상의 선형방송(v-linear)’ 채널 서비스다.
FAST, SVoD-AVoD 서비스와 차별성 보여
FAST는 AVoD 업체들이 저마다 가상 채널 규모를 확대하기 시작하고 해당 채널의 광고 시장 성장과 ‘채널’을 제공한다는 차별성이 부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FAST가 SVoD 및 AVoD와도 구별될 필요가 있는 독립된 장르의 OTT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그간 지상파와 유료방송 등 올드 미디어가 수동적(lean-back)으로 시청하는 실시간 채널을, OTT 등 인터넷 기반 미디어가 ‘능동적(look-forward)’으로 이용하는 온디맨드 콘텐츠를 주도해왔으나, FAST를 통해 이 같은 경계가 사라졌다고 예측했다.
FAST 등장 이후 인터넷 기반 방송도 수동적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되었으며, 실시간 채널 영역에 OTT가 진입함에 따라 시청자 대상 미디어 서비스 플랫폼의 중심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FAST 서비스의 성장세는 다수의 시장조사기관 분석과 시장 전망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8월 중순, 시장조사업체 TDG 리서치는 미국에서 커넥티드TV를 보유하고 있는 10가구 중 6가구가 FAST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유튜브가 FVoD(Free VoD)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플루토TV나 IMDbTV 등 FAST 서비스 이용자들도 증가 중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매일 FAST를 시청한다는 이용자 비중이 24%, 매주 이용한다는 이용자 비중은 32%를 기록해 시청 빈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FAST 서비스는 플루토TV였으며, 투비TV가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FAST 인기와 수요 증가는 기본적으로 AVoD 서비스의 높은 인기가 반영됐다. 최근 FAST가 독자적인 서비스 영역으로 간주하기 시작했지만, 현재 주요 FAST 서비스 업체들이 AVoD 업체들이라는 점에서 FAST 이용자들은 온디맨드 콘텐츠와 함께 가상 채널도 시청하는 AVoD 이용자로 볼 수 있다. 이는 AVoD 이용자 확대가 FAST 시장의 성장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비스 시청자-광고 매출 규모 급성장 예상
FAST 서비스의 기본 수익 모델은 AVoD 서비스와 같이 ‘광고’다. 이로 인해 FAST 채널의 광고 임프레션 증가는 FAST 서비스 제공업체의 광고 매출 증가와 연결된다. 여러 시장조사기관들이 FAST 서비스 시장 규모가 급증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FAST 서비스가 새로운 스트리밍 광고 플랫폼으로서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다.
FAST 서비스는 익숙한 실시간 채널 광고 매체라는 점, 채널 수 제약 및 광고 규제 등에서 자유로운 가상 채널 방식이라는 점, 타깃 대상과 광고 효과 등에서 보다 정밀한 데이터 기반 광고 노출이 가능하다는 점 등의 강점을 가진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채널 방식을 동원해 대규모 콘텐츠를 빠르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AVoD는 FAST와 같은 광고 기반 무료 제공 서비스이지만, 대다수 콘텐츠는 개별 콘텐츠 단위로 소싱 및 제작되고 광고도 개별 콘텐츠 단위로 게재된다. 반면, FAST 채널은 1개 채널에 다수 프로그램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채널 계약에 따라 여러 개 채널을 동시에 소싱하거나 한 번에 여러 업체와의 계약도 가능하다.
AVoD 광고가 특정 프로의 시작과 중간, 종료 등 주로 프로그램별로 집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과 달리, FAST 광고는 프로그램별 광고는 물론, 특정 채널 단위나 장르, 시청 대상이 비슷한 여러 채널에 걸친 크로스 채널 광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엔스크린미디어는 현재 FAST 시장에 스트리밍 업체, 하드웨어 제조사, 콘텐츠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FAST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가상 채널의 가치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자체 FAST 서비스에 신규 채널들을 적극적으로 추가하고 있고, 콘텐츠 업체들도 가상 채널을 통한 광고 수익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미국 OTT 시장은 TVoD와 SVoD, AVoD를 거쳐 실시간 채널과 온디멘드 방식을 결합해 새로운 이용 가치를 제공하는 FAST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는 시청자와 광고 매출 규모 모두 급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사업자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