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오디오 업체 젠하이저, 컨슈머 사업 부문 매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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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오디오 업체 젠하이저, 컨슈머 사업 부문 매각하나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1.02.1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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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소비자 시장 변화와 오디오 제품 수요 감소 가져와
젠하이저, 새로운 변화에 맞춰 구조조정 및 요구 사항 대응
규모 커지고 있는 히어러블 시장, 현재 ICT 업체가 주도
출처: 젠하이저
독일 음향기기 전문 업체 '젠하이저'. (출처: 젠하이저)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독일 음향기기 전문 업체인 ‘젠하이저(Sennheiser)’가 헤드폰과 사운드바 등 컨슈머용 오디오 사업 부문을 인수할 업체를 찾고 있다. 젠하이저는 자회사인 ‘노이만(Neumann)’ 마이크 사업부와 동사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으로 부르는 부문을 포함해 전문가 오디오 영역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젠하이저, “TWS 시장 진입 너무 늦어”

젠하이저의 공동 CEO인 다니엘 젠하이저(Daniel Sennheiser)와 안드레아스 젠하이저(Andreas Sennheiser)는 한 현지 인터뷰에서 컨슈머용 사업부 모색에 대해 언급한 적 있다.

당시 젠하이저는 현재 소비자용 오디오 시장에서 주류가 된 ‘완전 무선 헤드폰(TWS, True Wireless Stereo)’ 영역에 너무 늦게 진입했으며, 2019년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으나 세금과 이자 등을 제외할 경우 적자였음을 밝혔다.

젠하이저는 최근 헤드폰 판매가 예상치에 못 미치고 있으며, 다른 업체 간의 경쟁 심화로 인해 마진 압력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본격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로 전 세계 라이브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전체 이벤트 및 음악 산업 전체가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 여파로 당분간 헤드폰 시장 둔화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젠하이저는 2022년 말까지 전 세계에 걸쳐 약 650명의 직원을 감축할 예정이다.

지난해 다니엘 CEO는 성명을 통해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회사를 포지셔닝하기 위해 변화에 맞게 조직 내 구조조정을 하고 새로운 요구 사항에 맞춰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안드레아스 CEO는 “우리는 계속해서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운영 책임을 소비자 및 전문가 비즈니스 영역으로 완전히 이전함으로써 해당 부문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젠하이저는 미래 오디오 산업 성장을 위해 자사의 AMBEO 몰입형 오디오 기술 개발을 포함한 R&D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애플
2020년 4분기 애플은 TWS 시장에서 62%의 매출 점유율을 보였다. (출처: 애플)

지속 성장 예상되는 TWS 시장, 애플이 주도

전 세계에 걸쳐 헤드폰 시장은 블루투스 방식의 무선 이어폰이 주류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 좌우 이어버드가 분리된 TWS 시장이 급성장했다.

아직 유선 헤드폰 시장이 상당한 규모를 보이나, 전체 헤드폰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의 3.5mm 잭 제거와 무선의 이용 편의성으로 인해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이 크게 성장 중인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해 블루투스 헤드셋 출하량은 3억 대를 돌파했고 아직 보급률이 낮아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해당 시장은 애플이 장악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의하면 2020년 4분기 기준으로 애플은 TWS 시장에서 62%의 매출 점유율을 보였으며, 샤오미와 삼성전자 등도 각각 13%, 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성과를 보였다.

TWS의 경우 비교적 새롭게 등장한 단말 영역으로서, QCY나 샤오미 등의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저가 제품과 애플 및 삼성전자 등이 주도하는 고가 제품 영역으로 이원화된다. 특히 고가 제품들은 ANC(Active Noise Canceling) 등 고가 헤드폰에 적용되었던 기술을 빠르게 흡수했고 3D 오디오 등 AR/VR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기술 요소도 도입하고 있다.

 

기존 오디오 업체들 TWS 제품 속속 선보여

현재 젠하이저를 비롯한 전통적인 오디오 명가들도 뒤늦게 TWS 제품군을 강화하고, 오버이어(over-ear) 헤드폰 영역에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중이다.

기존 오디오 업체들도 TWS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가격과 기능 모든 측면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오버이어 헤드폰인 ‘에어팟 맥스’를 선보이면서 기존 오디오 업체들이 지배했던 시장에도 좋은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이는 젠하이저가 컨슈머용 사업을 정리하고 전문가 영역에 집중하기로 한 배경이 됐다.

향후 ICT 단말 업체들은 무선 헤드폰을 넘어 디지털 소리 증폭기 등을 통해 의료용 시장에도 간접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헤드폰 시장을 넘어 보청기 시장에도 영향을 주게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경증 난청환자를 위한 소리증폭기의 경우 의사 처방 없이도 구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 중이며, 이를 기회로 애플 등은 관련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애플, 구글 등 거대 기업이 ‘히어러블(hearable)’이라는 큰 시장을 겨냥해 기존 보청기 업체들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청기 시장에서도 소리의 선별적 청취와 증폭, 제거가 중요해지면서 AI 기술 접목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ICT 업체들이 경쟁력을 가져왔던 부문이다. 즉, 향후 헤드폰, 소리 증폭기, 보청기로 이어지는 전체 히어러블 시장에서 ICT 및 단말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스마트폰과의 번들링 판매는 물론, 기능 측면에서의 융복합 역시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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