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아마존이 지난 15일 자동차 및 기타 단말 제조사들이 자사 음성비서인 ‘알렉사(Alexa)’를 기반으로 자체 지능형 음성비서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 ‘알렉사 커스텀 어시스턴트(Alexa Custom Assistant)’를 발표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해당 솔루션은 기업 고유 호출어, 음성, 기술 및 기능으로 맞춤형 설정 등 향상된 음성 AI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아마존은 피아트 크라이슬러(이하 FCA)가 알렉사 커스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최초의 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FCA는 자사의 ‘유커넥트 5(Uconnect 5)’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도입한 최신 차량에 알렉사 연동 기능을 제공했다. 아마존이 제3자에세 알렉사 프레임워크에 대한 접속 권한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Alexa Custom Assistant는 기업들이 투자, 긴 개발 시간, 리소스 없이도 처음부터 지능형 음성비서를 만들어 유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절감할 수 있게 돕는다.

브랜드의 음성비서와 알렉사가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특징을 지닌 이 솔루션은 자연스럽고 지능적인 대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선되는 음성 언어 이해, 인텐트 라우팅(intent routing) 및 응답 오케스트레이션(response orchestration)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자연스러운 음성 반응을 만들기 위해 각 브랜드는 자사 고유의 음성을 선택할 수 있다. 알렉사의 음성 과학 전문가들은 녹음 과정 내내 그들을 안내하고 첨단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해 목소리를 개발할 것이다. 또 개발자는 로컬 검색, 날씨, 타이머 및 경보 같은 알렉사 기능을 활용해 출시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

Alexa Custom Assistant를 사용할 경우 개발자가 익숙한 Alexa Skills Kit(ASK) 기술을 활용해 고유 호출어를 통해 각 브랜드에 맞는 맞춤형 기능을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맞춤형 기능을 통해 러닝머신의 경사 조절 및 셋톱 박스 채널 변경, 로봇 청소기 사용 등의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 또 문제 해결 지침을 제공하고 고객이 장치 기능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고객 상호 작용을 자동화하고 확장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솔루션은 고객의 명령과 가장 관련이 높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음성비서로 라우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령, 고객이 알렉사에게 차량 창문을 내릴 것을 명령하거나 장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묻는 경우 브랜드의 음성비서에게 전달되며 고객이 브랜드의 음성비서에게 오디오북을 틀어달라고 명령하면 이는 알렉사에게 전달된다.

알렉사가 브랜드의 어시스턴트와 공존한다면 고객은 다양한 알렉사 기술과 스마트홈, 엔터테인먼트, 퀴즈 및 게임, 쇼핑, 음식 및 음료, 모빌리티 서비스 등과 같은 통합 기능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8년 미국에서 차량 내 알렉사 지원 단말 ‘에코 오토(Echo Auto)’를 출시했다. 지난해 6월에는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에서도 출시하며 제공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 제품은 블루투스로 휴대폰과 연결해 날씨 확인, 오디오북 재생, 차량을 멈추면서 실내등을 켜는 등의 알렉사 기능을 제공한다.

신규 차량의 경우 음성비서를 탑재하는 경우가 증가했는데, 음성비서 미탑재 차량에서도 가민의 스피크(Speak) 시리즈, 앤커(Anker)의 로브 비버(Roav VIVA) 등을 통해 알렉사 이용이 가능하다.

아마존이 새롭게 발표한 알렉사 커스텀 어시스턴트는 자동차 업체들이 기존에 제공했던 음성비서를 알렉사로 완전히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 음성비서와 알렉사의 공존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아마존은 지난해 9월 단일 단말 내 여러 음성비서를 탑재하고 호출어 등에 따라 서로 전문화된 영역의 기능을 수행하고 데이터를 연계하여 새로운 이용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VII(Voice Interoperability Initiative)’를 발족, ‘멀티-에이전트 디자인 가이드(Multi-Agent Design Guide)’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가전 ​​브랜드, 자동차 제조업체, 통신 사업자, 하드웨어 솔루션 제공 업체 및 시스템 통합 업체 등 다양한 회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로써 차량 제조사는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음성비서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일부 전문업체들의 솔루션을 도입했을 경우 차량에 특화된 기능의 품질은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IDC의 맷 아카로(Matt Arcaro) 디지털 자동차 및 운송 전략 수석 산업 애널리스트는 "음성비서(Voice Assistant)는 차량 내 고객 경험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라며 “자동차 제조업체는 이를 활용해 차별화할 기회를 점점 더 찾고 있고 고객 경험을 저하하지 않으면서 리소스, 민첩성 및 출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스피커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는 홈 및 모바일 단말 기반의 음성비서와는 연계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서비스 확장성에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

이를 알렉사와 같은 인기 음성비서를 통해 보완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홈투카(Home-to-Car), 또는 카투홈(Car-to-Home)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아마존 입장에서도 새로운 접근법은 큰 의미를 지닌다. 바로 아마존이 음성비서 자체보다는 음성비서를 통해 연계되는 자사의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렉사는 가장 대표적인 음성비서 중 하나지만, 수많은 수직 시장(vertical market)과 언어 및 문화가 다른 여러 국가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각각 강점을 지닌 음성비서들을 연계하고 하나의 단말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는 높이고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렉사뿐 아니라 아마존의 여러 서비스에 대한 노출을 확대할 수 있는 것.

즉, 아마존은 VII를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임과 동시에 전체 음성비서 및 관련 하드웨어 시장을 확대함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아마존의 서비스 생태계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음성비서와 관련해 이미 각 브랜드의 목소리로 호출어를 설정하고 이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맞춤형 호출어 기능이나 ‘브랜드 보이스(Brand Voice)’ 기능을 제공해 왔다.

또 그 과정에서 아마존의 음성비서 명칭이자 호출어로 이용되는 ‘알렉사’는 VII 디자인 가이드를 따르는 자동차와 IoT 단말 등 다양한 업체의 단말에서 아마존 전체 서비스를 대표하는 단어이자, 아마존의 서비스 수익을 높이기 위한 시발점으로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