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에는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 대상 확장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에 기존 서비스 형태 전환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AT&T은 광고 시청 및 청취 시 모바일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폰서 데이터(Sponsored Data)’ 프로그램 부진과 광고 전담 자회사 잔드르(Xandr) 매각 검토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광고 사업을 추진해나갈 의사를 내비쳤다.
광고 기반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배경에 대해 주목했던 1편에 이어 이번 2편에서는 기존 이통통신 서비스 형태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뤄본다.
◆‘10년대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제로제이팅 제공
2010년대 중반 이후 광고 기반 무료 이동통신 서비스는 ‘스폰서 데이터(Sponsored Data)’ 프로그램과 ‘제로레이팅(Zero rating)’ 형태가 등장했다.
제로레이팅이 특정 업체와의 직접적인 제휴를 통해 해당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트래픽에 과금을 하지 않는 것인 반면,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은 원하는 업체 누구라도 스폰서로 참가하여 데이터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2010년 중반 이후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 추세를 선도한 이통사는 AT&T였다. AT&T는 2014년 1월 CES 행사에서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헬스케어, 유통,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업체들이 스폰서로서 참여하여 서비스 및 상품을 홍보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 AT&T는 2015년 10월, ‘데이터 퍽스(Data Perks)’라는 모바일 앱을 선보였다. 이 앱은 스폰서 업체의 상품 구입을 구입하거나 설문조사 참여 등의 특정 행동(action)을 취할 경우 이용자에게 무료로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종의 리워드 서비스다. 이후 2018년 2월 말에는 기존 후불 요금제 가입자들에게만 적용하던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을 선불 요금제 가입자들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티모바일(T-Mobile)도 2016년 3월 일부 가입자들이 페이스북 로그인 시 ‘Facebook with FreeData’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 도입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티모바일은 이를 부인하며 음악, 동영상 서비스에 각각 적용 중이던 ‘뮤직 프리덤(Music Freedom)’과 ‘빈지 온(Binge On)’ 같은 제로레이팅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침이라고만 밝혔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로 기존 프로그램 실종
특정 앱이나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이용을 전제하는 방식 외의 다른 형태로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이 적용된 사례도 있다. 2016년 2월 미국의 프로농구 구단인 ‘피닉스선즈(Phoenix Suns)’는 버라이즌의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해 경기장에서 직접 홈경기를 보기 위해 표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표 1장당 1GB의 데이터를 제공했다.
또한 2017년 5월에는 인도 이통사 ‘보다폰(Vodafone)’이 아마존에서 독점 유통되는 일부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1GB의 데이터를 구매하거나 LTE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매월 9GB, 총 5개월에 걸쳐 45GB의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한시적으로 제공했다. 이 프로모션에 해당되는 단말은 삼성전자 On5 Pro, OnePlus 3T, Honor 6X and Moto G Play 등이었으며, 이는 스폰서형 데이터가 단말 유통망과도 연계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피닉스선즈와 인도 보다폰 사례는 스폰서로 참여하는 업체가 자사 서비스 이용에 대한 요금을 무료화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온라인 서비스나 콘텐츠 제공 업체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다양한 업체들도 방문객 유치 또는 매출 향상, 고객 만족을 위해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이후 해외 이통사들의 데이터 스폰서 프로그램은 시장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AT&T도 2018년에 접어들면서 2015년까지 10여 개였던 스폰서 데이터 참여 업체가 모두 이탈하고 DirecTV, U-verse, Fullscreen 등 AT&T 및 자회사의 동영상 서비스만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 적용 서비스로 남게 됐다.
이는 이통사들이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을 이용할 이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BM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이 이제 이통사가 자체 서비스 데이터 비용을 보전해 주는 수준으로 위상이 약화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