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중반부터 광고 활용한 서비스 전략 존재해
대다수 서비스 비용 부담과 요금 구조 변화로 실패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최근 미국 AT&T의 존 스탠키(John Stankey) CEO가 광고를 통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 도입 계획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이는 AT&T가 광고 기반으로 무선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의 부진과 사업 구조 조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향후 광고 중심으로 수익 모델을 정비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본지는 AT&T의 이번 행보에 대해 집중해보기로 한다.
◆英 블리크 등, 광고 기반 요금 할인 혜택 제공
이미 이동통신 시장에서 광고를 접목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요금을 할인해주려는 시도는 2000년대 중반부터 여러 이통사와 MVNO들이 추진해 왔다. 이러한 전략은 기존 이통사 대비 요금 경쟁력과 서비스 차별성을 확보해야 하는 MVNO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2006년 설립된 영국의 ‘블리크(Blyk)’가 광고 기반 요금 할인을 제공한 대표적인 MVNO이다. 노키아 사장을 역임했던 Pekka Ala-Pietila가 설립한 블리크는 2007년 영국에서 서비스를 런칭한 후 반년 만에 가입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동통신 산업의 미래 수익모델에서 ‘광고’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 제기된 것도 이 시점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인포마(Informa Telecoms and Media)는 2006년 11월 이통사들이 조만간 광고 기반 비즈모델 도입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당시 인포마는 이통사들이 기존의 가입 및 이용료 중심 비즈모델을 재고하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비즈모델을 검토할 것이며, 2006년 11월 영국 이통사 보다폰(Vodafone)이 야후(Yahoo)와 제휴를 체결해 특정 광고를 받아보는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할인에 나선 것을 주요 사례로 꼽았다.
그러나 이후 이통시장 매스마켓 침투에 한계를 느낀 블리크는 2009년 5월 MVNO 사업 철수 방침을 발표했으며, 7월에는 20만 명의 가입자를 오렌지(Orange)로 이관하고 사업을 중단했다. 블리크는 오렌지로 흡수된 이후 ‘블리크 미디어(Blyk Media)’로서 오렌지의 모바일 광고 사업 전담 조직으로 개편됐다.
◆이후에도 유사 서비스들 줄이어 실패로 이어져
블리크 사례와 같이 2000년 중반의 MVNO 주도 광고 기반 음성, 문자 무료 및 할인 서비스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배경에는 서비스 제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점을 비롯해 이통 시장 요금 구조가 음성 중심에서 점차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한 것이 반영됐다.
이에 2010년 이후 음성과 문자 서비스가 아닌 ‘광고’ 기반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MVNO들이 본격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2년부터 광고를 시청하면 일정량의 데이터 한도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영국 ‘삼바 모바일(Samba Mobile)’을 들 수 있다. 삼바 모바일은 당시 3UK의 3G 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하루에 2분 30초의 광고를 한 달간 시청하면 517MB 상당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2017년에는 프랑스 MVNO 프릭스텔(Prixtel)은 스마트폰에서 광고 시청을 대가로 무료 음성통화과 LTE 데이터를 제공하는 ‘블루(Blu)’ 서비스를 선보였다. ‘블루(Blu)’ 앱을 설치하고 광고 시청 등 특정 액션에 따라 ‘플래쉬(flash)’로 불리는 보상을 받아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들도 상당 부분 실패로 끝났다. 삼바 모바일은 데이터 제공 비용 부담을 이유로 2014년 사업을 중단했으며, 2017년 2월에는 통화연결음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1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던 미국 MVNO 링플러스(RingPlus)가 사업 종료를 발표했다. 동사는 통화연결음에 광고를 싣고 일정량의 음성/문자/데이터를 무료 제공하는 시도로 주목받았던 MVNO였다.
특히 201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무제한 음성 통화뿐 아니라 무제한 데이터까지 제공되는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광고를 대가로 서비스를 이용할 유인이 줄어들었고 서비스 제공 비용 부담은 여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