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음성기술, 실질적 제한 해결 필요성 목소리도 존재
빠른 성장 잠재력 가진 미래 음성비서 시장에 주목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기업들이 음성비서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9월 1일(현지시간)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미국의 대표적인 음성인식 업체인 ‘사운드하운드(Soundhound)’와 함께 드라이브 스루와 드라이브 인(drive-in) 매장에 음성으로 음식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한 ‘AI Powered Drive Through’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사운드하운드의 경우 2017년 국내 KT, 현대자동차그룹, 지니뮤직, 네이버 등의 기업들과 협력하거나 투자를 유치하기도 한 바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음성비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배경과 현주소를 짚어본다.
◆효율적인 매장 운영 위한 음성비서 도입 증가
최근 빠른 주문, 결제 및 직원 업무 경감 등 종합적인 매장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요식업계에서도 음성비서 도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바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 주문을 위한 음성비서 도입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3월, 맥도날드는 드라이브 스루 및 음성비서 기반의 주문 시스템을 위해 AI 기반 맞춤형 메뉴 추천업체 ‘다이내믹 일드(Dynamic Yield)’를 인수한 데 이어, 9월에는 음성기술 스타트업 ‘앱렌트(Apprente)’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 외에 발얀트 AI(Valyant AI)가 개발한 솔루션은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굿타임 버거&프로즌 커스터드(Good Times Burgers & Frozen Custard)’가 지난해 테스트를 했다. 또한, 식당 내 음식 주문에 특화된 음성비서를 개발한 ‘컨버스나우(ConverseNow)’는 지난해 5월 325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러한 음성비서 도입은 보다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월마트는 지난 7월 미국 전역의 5,000개 이상의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이용할 수 있는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비서 ‘Ask Sam’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월마트 직원들은 상품 가격 조회 및 위치 확인, 판매 정보 및 이메일 확인 등이 가능할 뿐 아니라, 코로나19에 대한 최신 가이드라인과 지침 등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22년 미국 가정 55%가 음성 기술 사용할 수도
스마트 스피커는 더 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오는 2022년까지 음성 기술이 미국 가정의 55%에서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이용자들이 일기 예보를 확인하거나 식료품을 주문할 때 "헤이, 알렉사"라고 말하면 몇 초 안에 대답을 듣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다. 물론, 음성기술 회사들이 직면한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보안과 그중 규정 준수가 최우선 관심사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아마존은 올해 초 자사의 AWS 기반 아마존 자동음성인식(Amazon Transcribe) 서비스 내 개인식별정보(Personally identifiable information, PII)를 보호하는 신기능을 제공했다. 이로써 사회보장번호, 신용카드 번호, 은행 계좌번호, 이름,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텍스트에서 ‘PII’로 표시된다. 해당 PII를 제거하는 툴도 있으나, 데이터 손실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외부인과의 문서 공유 시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음성 기술이 의료 생태계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하기 전, 보다 실질적인 제한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대부분 사람이 음성 비서를 집과 같이 비교적 조용하고, 수용된 장소에서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음성 비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소음이 없는 조용한 공간이 최적의 환경이다. 하지만 TV 소음, 음악, 공지사항 또는 단순한 주변 소음들이 가득한 분주한 병원에서는 상호작용을 위해 음성을 정확하게 집어내는 음성 비서 장치의 능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음성 기술이 기밀 환자 정보를 처리할 때 말하는 사람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인증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알렉사와 같은 음성 비서들은 개인 정보와 선호도가 저장되어 개인 계정과 연동 시 가장 잘 작동하지만, 병원 등의 공공장소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해당 기술이 의료 환경에서 보편화되면서 개인 보안과 편리성의 균형을 맞추는 모델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음성기술, 코로나19 상황에서 적절한 활용 가능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 보면, 이번 마스터카드 솔루션은 고객들이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상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샵 애니웨어(Shop Anywhere)’처럼 소매점 효율화를 목표로 하는 신기술 도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샵 애니웨어는 서클 K와 던킨도너츠의 일부 매장에서 테스트하고 있는데, 이는 고객이 직원에게 말을 걸지 않고 음식과 음료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마스터카드는 2019년 아마존 알렉사 및 구글 어시스턴트용 음성 앱인 ‘Priceless Experience’를 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음성 기반의 기술 도입은 코로나19로 인해 고객과 직원의 접촉을 줄이려는 현재 상황에 적합할 수 있다.
또 마스터카드의 진입은 해당 시장이 아직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향후 상당히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마스터카드는 사운드하운드와의 협력을 통해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음성인식에 대한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일반 고객용 서비스뿐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와 고객서비스 효율화를 위해 음성비서를 도입하려는 업체들이 증가했다. 사운드하운드와 뉘앙스(Nuance)와 같은 음성 관련 전문 기술업체들은 각 기업의 특화된 솔루션과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음성 기술들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마스터카드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 역시 제휴를 통해 음식 주문과 다양한 고객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자체적인 음성비서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의 음성비서 시장은 아직 활성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음성비서 업체들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스마트 스피커, 로봇 등의 형태로 음성비서를 제공하려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KT는 이미 호텔에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제공했으며, 현대로보틱스와 제휴해 레스토랑 서빙, 청소, 순찰 로봇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