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기 단계이나 성장 가능성은 매우 커
주요 업체들의 기술개발 투자 확대되며 공존현실(CR) 시대 도래 예고 중
[애틀러스리뷰=나지영 기자]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이라는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업계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 시장은 아직 대중화되었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성장세가 느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해당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비대면(언택트) 문화를 확산함과 동시에 원격교육/의료/디지털 트윈 등 모든 분야에서의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VR을 넘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등도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잡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추진해온 업체들은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VR/AR/MR의 발전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모든 VR/AR 단말과 서비스가 실패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AR 게임인 ‘포켓몬 고’는 전 세계에 걸쳐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으며, 아직까지도 이를 즐기는 유저는 상당 수에 달한다.
그러나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더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주로 게임 분야에서만 활용되는 등 실생활에 도움을 줄 킬러앱의 발굴은 더디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체들은 단말과 서비스 개발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 더욱 발전된 기술을 통해 ‘착용형 디스플레이’ 시대를 준비하는 것인데, 최근에는 현실 공간과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혼합현실 단말이 여러 업체에 의해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는 중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인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Reliance Jio)’는 안경형 MR 단말 ‘지오 글래스(Jio Glass)’를 발표하면서 이 시장에의 진입을 선언하기도 했다. 해당 단말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으며, 3D 아바타를 통한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이러한 모습을 본다면, 머지않아 미래 컴퓨터를 사용할 때 웨어러블을 착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럴 경우 VR, AR, MR 단말 판매는 더욱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또 다시 서비스 생태계를 강화하여 이용자가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2020년 주요 기술 트렌드를 밝혔는데, 여기에는 다중 경험(Multiexperience)이 포함됐다. 이는 2028년까지 다중감각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방식이 크게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마이크로소프와 페이스북, 현실감+이용 편의성 향상에 주력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엄청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기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light Simulator)’의 최신 버전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해당 게임은 지난 2006년 출시된 후 대규모로 업데이트되는 것이기에 수 많은 게이머들이 정식 출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미 알려진 것처럼 이 엑스박스와 PC뿐 아니라 추후 VR 버전으로도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게임은 파일럿이 된 플레이어가 경비행기부터 대형 항공기에 이르는 실제로 존재하는 다양한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으로서, 전 세계의 실제 공항을 렌더링한 공항을 배경으로 한다.
또한, 비행 시 실시간 날씨와 항공 트래픽 데이터 등을 받아 악천후 속에서 비행할 수도 있다. 다만, PC 및 Xbox 버전은 8월 18일 정식 출시 예정이지만 VR 버전의 구체적인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페이스북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VR 단말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페이스북은 VR 단말 조작 개선을 위해 미국의 오큘러스 퀘스트 이용자를 대상으로 음성 명령 기능의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해당 베타 테스트에 앞서 손동작 인식(hand-tracking)만으로 방안에 안전지대를 설정(set up a room-scale boundary)하고 안전지대의 경계를 표현하는 색상을 변경할 수 있도록 개선한 바 있다.
◆감각까지 구현하는 ‘공존현실’ 기술도 부상
결국 VR, AR, MR을 통해 ‘언택트 문화’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즉, 네트워크로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해 원격으로 회의를 하고 자료를 공유하며, 협업하는 생활이 보다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는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저렴하고 쉽게 착용할 수 있는 단말을 통해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령, 이용자의 손동작, 전신 등을 모두 캡처링해서 가상세계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가상 세계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줄 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는 특정 업체만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ICT 산업의 가치사슬은 소위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로 구성된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이 있어야 하며, 이 플랫폼을 작동시키는 단말이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VR/AR 산업 역시 다양한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는 기술, 네트워크 동기화, 네트워크와 연결된 모바일 헤드셋 시스템 등의 환경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 같은 환경은 각자의 영역에서 충분한 기술력과 노하우,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간의 협력을 통해서만 만들어 질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모든 영역에서 부족함이 존재한다. 산업화를 위한 콘텐츠와 플랫폼에 대한 개발이 더 필요하다. 단말 및 서비스 이용자의 가격 부담, 킬러 콘텐츠 부재 등도 문제로 지적되며, 이는 충분한 이용자 확보 및 수익창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개인 PC 또는 스마트폰이 아닌 일종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형성이나 네트워크 기술도 5G 등으로 더욱 고도화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각각의 영역에서 조금씩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아직은 부족함이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하여 선순환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촉매제가 등장한다면 시장은 급속히 커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가상현실을 넘어 ‘공존현실(Coexistent Reality, CR)’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또 다른 발전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이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그리고 원격 공간 구분 없이 연결된 일체화된 현실이다.
이제 보고 듣는 것은 물론, 촉각까지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구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비대면 산업 속 ‘4D+실감 교류’ 플랫폼에 맞는 ‘착용형 휴면 인터페이스’가 보다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 업체간 경쟁과 협력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