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트 계열 스마트홈 단말 영역 범위 확장 기회
기업 대상 물리-사이버보안 서비스 모두 제공 가능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구글과 미국의 스마트홈 보안 업체인 ADT가 차세대 스마트홈 보안 사업의 협력에 나섰다. 구글이 8월 3일(현지시간) ADT에 4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6.6%를 확보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더 많은 개인 소비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차세대 스마트홈 서비스 상품 개발 및 판매에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본 협력은 구글이 네스트 카메라와 음성 활성화, 음성 어시스턴트 단말의 범위를 확장할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구글-ADT, 양사 사업자산 결합해 가정-법인 대상 상품 확대 가능
구글의 ADT에 대한 지분 투자는 올해 3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며, 양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각 사는 1억 5,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공동 마케팅, 제품 개발, 기술 및 직원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투자는 ADT의 자본 효율성 증대(capital efficient growth)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며, 빠르게 확장 중인 스마트홈 시장에서 양사에 대한 폭넓은 소비자 인식과 제품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양사의 제휴는 구글이 2014년 32억 달러에 스마트홈 업체 ‘네스트’를 인수한 이후 꾸준히 개발을 이어온 홈매니지먼트 제품 라인의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ADT의 리시 찬드라(Rishi Chandra) 부사장은 “향후 네스트 단말들이 ADT의 스마트홈 상품에서 핵심(cornerstone)이 될 것”이라며 “ADT 고객들도 구글이 제공하는 ‘네스트 어웨어(Nest Aware)’와 같은 보안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구글은 네스트 브랜드의 온도조절기, 화재감지기, 실내외용 카메라, 비디오 도어벨, 스마트락, 모션센서 등을 통해 가정 대상의 보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구독형 보안 서비스인 ‘네스트 어웨어’도 이를 제공 중이다. 네스트 어웨어는 침입자 감지 등 지능형 경보 시스템이 제공되고 카메라를 통해 특정 이벤트를 녹화해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외에도 구글은 네스트 브랜드의 제품 외에도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되는 수많은 써드파티 제품과의 연동을 강조하면서 스마트홈 및 보안 시장에서 아마존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구글이 물리 보안 서비스 업체인 ADT의 지분인수를 통해 홈 대상의 보안 사업 강화를 선언했다. 구글은 이를 통해 일차적으로 네스트 제품과 서비스의 잠재고객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ADT 역시 구글의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기존 보안 시스템의 기능을 보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DT는 600만 이상의 가정과 중소기업에 보안 및 홈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매일 2만 명 이상의 ADT 보안 전문가와 9개소의 소유 및 운영 경보 모니터링 센터를 통해 스마트홈을 연결하고 사람들을 보호한다.
리시 찬드라 부사장은 “고객들에게 잘못된 경보를 제공하는 수를 줄임과 동시에 잠재적인 사고를 더 잘 감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구글과 ADT가 긴밀한 협력을 진행하게 되면서 구글이 가정 단위를 벗어나 기업 대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구글로서는 중소기업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미 ADT가 보유한 기업 고객을 네스트 제품군의 새로운 고객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과 ADT는 해당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이 밖에도 여러 기업용 솔루션을 번들링으로 판매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즉,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본연의 사업과 보안 서비스를 통합 제공할 기회다.
◆SKT의 ADT캡스 인수 사례도 재조명
구글의 ADT 지분인수는 국내에서 SKT가 ADT캡스를 인수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추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SKT는 2018년 국내 2위 보안업체인 ADT캡스의 지분 100%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함께 1조 2,76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7,020억 원을 투자한 SKT는 55%, 5,740억 원을 투자한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은 4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SKT 역시 ADT캡스 인수를 통해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게 되었음을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구글의 ADT 지분투자로 인한 SKT와 ADT캡스의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ADT캡스가 ADT와 기술제휴를 체결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향후 향상된 보안 솔루션 도입 등의 시도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SKT도 독자적인 로드맵을 통해 융합 보안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이 때문에 기술과 서비스 측면 모두에서 상충하는 부분이 존재할 수 있지만, 구글과 ADT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SKT와 ADT캡스의 전략 로드맵 수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