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팔레트 운반 지게차에도 자율주행 기술 접목 본격화
코로나19 계기로 물류 업체들도 무인지게차에 관심 커져
[애틀러스리뷰] 글로벌 기업들이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움직임에 발맞춰 최근 국토교통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자율주행 분야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 기술이 적용되는 또 다른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물류창고용 차량과 지게차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아 온라인 쇼핑 건수가 급증하면서 물류창고의 효율화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 지게차’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AGV 시장 2025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 전망
최근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물류창고용 지게차와 로봇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중 물류 창고용 로봇의 경우, 전 세계 보급률이 2018년 3% 수준에서 2025년 2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3년에는 물류 창고용 로봇 시장 규모가 51억 8,6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로봇 전문 매체인 로보틱스 비즈니스 리뷰(Robotics Business Review)에 의하면 매년 100만 대 이상의 지게차가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지게차가 유발하는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직접적인 인명피해나 상품의 파손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지게차 10대 중 1대는 사고 경험이 있으며, 매년 96,000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100여 명이 지게차 관련 사고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차량 안전 및 자동화 솔루션 스타트업 Siera.ai는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매년 3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효율적인 물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장애물 인지 및 회피 기능 등이 접목된 자율주행 기술이 지게차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향후 큰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인텔리전스(Datamintelligence)는 무인 차량과 무인 지게차 등을 포함한 글로벌 무인 운반 차량(Automated Guided Vehicles, AGV) 시장이 2020년~2027년 기간 동안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리서치앤마켓(ResearchAndMarkets) 역시 2025년까지 해당 시장이 연평균 13.6% 성장해 54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중이다.
물류 창고용 자율주행 이동체 개발 스타트업도 등장
현재 다양한 제조사들이 자율주행 지게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첨단 물류 인프라를 조성 중인 아마존 등 거대 업체들과 함께 해당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스타트업들도 있다.
구글 출신의 엔지니어가 2018년 창업한 로봇 업체 ‘Third Wave Automation’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자율주행 지게차 플랫폼은 로봇공학,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 등을 결합해 주변 환경에 적응함은 물론, 장애물을 피하고 이용한 팔레트를 처리하며 잘못 배치된 물건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동사는 ‘공유 자율성(shard autonomy)’을 강조하면서 사람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사람이 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사람이 작업하는 것에서 데이터를 취합, 학습함으로써 자율주행 지게차의 성능을 향상하고 고객사가 운영하는 Third Wave Automation의 지게차 전체에 바로 적용된다.
동사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0년 6월 1,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만큼 첨단 물류창고용 화물 운송 수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Vecna Technolgy의 자회사로서 물류 로봇 및 워크플로우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Vecna Robotics’의 자율주행 지게차는 이미 다양한 업체의 물류 창고에서 활용 중이다. 예를 들어 FedEx의 경우 차량 타이어와 카누 등 컨베이어벨트로 옮기기 힘든 물품을 위해 Vecna의 지게차 6대를 이용 중이다.
Vecna의 플랫폼은 팔레트 트럭과 견인기를 통합한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며, 이를 통해 2018년 1,350만 달러 시리즈 A에 이어 올해 1월 5,000만 달러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프랑스의 창고용 로봇 업체 ‘Balyo’는 기존 지게차에 적용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2019년 1월에는 아마존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Untact), 생산성 향상, 효율적이면서도 안전한 작업을 추구함에 따라 물류센터의 자율주행(무인화)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도 스마트 물류 솔루션 개발 사례 등장
해외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들이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4월 충북 음성에 위치한 현대코어모션 글로벌물류센터에서 자율주행 무인지게차 물류창고 첫 실증 시연회를 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무인지게차를 출시한 현대건설기계가 KT의 5G 통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건설기계의 무인지게차 기술은 작업장 내 환경과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하고 최적의 경로로 자율주행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최첨단 물류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물류의 순환 속도를 높이고 물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계획된 경로로 작업을 수행해 작업장에서의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현대건설기계 공기영 사장은 “충북 음성 물류센터에서 열린 무인지게차 실증 시연회에 자동차, 전자 등 대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제품 도입을 위한 수주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며 “무인지게차, 관제시스템, 충전설비, 창고관리시스템(WMS), 생산관리시스템(MES)에 이르기까지 물류 솔루션 전반을 일괄 공급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019년 12월에는 에이치엔티 자회사인 국내 자율주행 서비스 개발 전문 업체 엠디이(MDE)가 무인 자동화 로봇 개발 업체인 포테닛(PoteNit)과 건설 무인지게차 분야의 자율주행 기술력과 생산 시스템 개발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엠디이는 자동차, 버스에서 나아가 무인지게차에도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해 실질적인 매출 구조를 확립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포테닛은 두산인프라코어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업체로서, 2019년 11월 두산인프라코어와 건설 현장 관제 솔루션 ‘컨셉트-엑스(Concept-X)’를 통해 작업 현장의 무인/자동화를 시도했다. 올해 3월에는 LG유플러스와 5G 기반 스마트 항만 물류 자동화 사업 협력 MOU를 체결해 5G 스마트 항만 사업을 공동 추진하게 됐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이 다양한 산업에 도입되고 있다. 무인 물류 사업 및 무인 운반 차량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향후 유통 물류 시장 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