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출시 사례에도 눈길
이케아 점포, 전자상거래 생태계와 통합 시도
[애틀러스리뷰]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가 지난 2일 비주얼 AI 솔루션 및 3D 이미징 스타트업 ‘지오메지컬랩스(Geomagical Labs)’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스마트홈 기기 및 기술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 중 하나로,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번 인수 역시 자사 사업의 기술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는 이케아가 소매업체로서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서는 최근 동향을 살펴본다.
이케아, 스마트폰으로 공간 스캔 가능한 기술 확보
이번에 이케아가 인수한 지오메지컬랩스는 컴퓨터 비전 기반 기술을 다수 개발해 온 스타트업이다. 2016년 설립된 지오메지컬랩스는 스마트폰으로 방을 빠르게 스캔하고 몇 분 안에 파노라마 같은 3D 사진으로 렌더링해 그 안에 있는 가구를 모두 제거한 뒤 공간에 맞는 가구를 배치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케아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의 웹사이트 및 앱에 해당 기술을 구현해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을 보다 정확하게 시각화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케아의 바바라 마틴 코폴라(Barbara Martin Coppola) 최고 디지털 책임자는 "사용자가 실제로 이를 활용해 어떤 제품이 즉각적으로 적합한지 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단순한 제휴보다는 해당 기술이 뛰어나고 획기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또한, 그는 "이케아가 개발하고 있는 앱과 온라인 체험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며, “현재로선 다른 소매업체들게 이 기술을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데이터 분석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관계자는 “증강현실(AR)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인 이케아의 이번 인수는 고객에게 쇼룸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제품이 어떻게 보일지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고 있는 소비자가 자신의 집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오늘날 특히 중요한 응용 프로그램”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케아는 앞서 2017년 6월 애플과 함께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공동 제작한 바 있으며, 그해 9월 가구를 가상 공간에 배치할 수 있는 AR 앱 ‘이케아 플레이스(IKEA Place)’를 출시한 바 있다.
AR-스마트홈-쇼핑 연계, 쇼핑 경험 변화에도 주목
사실 이케아가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것은 놀라울 일이 아니다. 현재까지 이케아는 자사 비전 실현을 위해 23개 스타트업에 투자 및 인수하는 데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증강현실 기술에 대한 기업들의 활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소매업체가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가 원격으로 구매 결정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이케아는 스마트홈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지난해 사내에 분리돼 있던 스마트홈 사업 조직을 통합하는 등 해당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케아가 작년 9월 출시한 이케아 플레이스는 실용적인 가정용 인테리어 도구로, 하나의 가구 아이템 배치만 가능했던 것과 달리 소비자들의 거주지에 이케아 가구가 어떻게 전시될지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증강-가상현실 기반의 가구 가상배치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이케아가 단지 가구의 이용 경험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쇼핑 경험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
또한, 이케아는 이를 기반으로 카탈로그 기능을 연결함으로써 ‘온/오프라인 통합’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즉, 이케아의 점포를 보다 광범위한 전자상거래 생태계에 통합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AR 활용한 자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업체들
물론, 증강현실 등 미래 기술을 사업에 접목하려는 업체는 이케아뿐만 아니다. 이미지 소셜 네트워크 '핀터레스트(Pinterest)'의 경우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작동하는 AR 기반의 ‘Try On’ 기능을 1월 28일부터 제공했다.
해당 기능은 사용자가 제품을 구매하기 전, 앱을 통해 프랑스 세포라(Sephora), 로레알의 자회사 어반디케이(Urban Decay), NYX, 랑콤(Lancôme) 브랜드의 립스틱을 이용자들이 먼저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이는 앱 검색창에서 카메라 아이콘으로 표시된 렌즈(Lens)로 이동 후 '트라이 온(try on)'을 태핑해 다양한 칼라와 음영의 립스틱을 테스트해 본 다음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핀터레스트처럼 AR 기반 메이크업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이미 여럿 존재한다. 이스라엘 소재의 기술 중심 뷰티 브랜드 일 마키아지(IL MAKIAGE)가 2019년 음영 일치 알고리즘을 출시했으며, 유튜브와 아마존이 AR을 활용한 메이크업 기능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로레알이 AR 뷰티앱 메이커 모디페이스(ModiFace)를 인수한 후 인스타그램에 AR 메이크업 데모 버전을 제공해왔으며, 베네피트(Benefit), 뉴트로지나(Neutrogena)도 AR 기반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소매 채널과 가격/기술 경쟁력, 고객 충성도 등을 두루 갖춘 업체들 속에서 이케아를 비롯한 각 산업계들이 앞으로 신기술과 자사 플랫폼을 어떻게 연계시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