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플랫폼 ‘SmartThings’ 통한 홈 오토매이션 허브 구현에 집중
[애틀러스리뷰]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시리즈 사전예약 구매 고객을 위한 사은품 중 하나로 AI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를 명시해 조만간 국내에서 정식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판매가는 9만 9,000원 선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 홈 미니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2018년 첫 공개한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소형화시킨 제품이다. 갤럭시 홈은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으며, 갤럭시 홈 미니는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개인비서 ‘빅스비(Bixby)’와 AKG의 음향 기술을 탑재했으며, 마이크는 2개가 내장되어 있다.
이 제품은 구글 ‘구글 홈’이나 아마존 ‘에코’ 등 기존 스마트 스피커와 다르게 제조사와 출시 시기, 인터넷 연결 여부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가전제품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갤럭시 홈 미니에는 IR 송신기 4개가 장착되어 오래된 가전이라도 리모콘 기능이 있으면, 스마트홈 생태계 구현이 가능하다.
갤럭시 홈 미니, 스마트 '홈 오토매이션을 컨셉'으로 내세워
삼성전자는 갤럭시 홈 미니를 AI 스피커나 스마트 스피커라고 지칭하는 대신 ‘일상에 편리함을 더하는 스마트 홈 컨트롤러’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스마트 스피커와 차별화를 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스마트 스피커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업체들과 ‘구글 홈’과 ‘구글 홈 미니’를 앞세운 구글이 경쟁을 벌이며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통신사들이 IPTV 상품과 연계시키고 통합 마케팅을 하면서 이용자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 스피커 판매량은 412만 대로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더구나 이는 구글 홈 제품군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이다. 즉, 한국도 양적인 면에서는 상당한 규모에 이르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더욱 커지는 중이다.
그러나 실제 이용 측면에서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개방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성앱 제공이 가능해 뉴스와 음성게임, 브랜드 홍보, IoT 단말 제어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미국 시장과 달리 국내의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각 업체들의 인공지능 개인비서를 중심으로 상당히 파편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각 업체들은 여러 부문에 걸친 음성 기반의 서비스들을 제공 중이다. 다만, 아직 써드파티 업체들의 음성 앱 개발을 위한 환경이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으며, 일종의 월드가든(Walledgarden) 형태로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기기 구매 접근성 통한 초기 고객 기반 마련에 노력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빅스비를 탑재한 갤럭시 홈을 공개했으나, 이 제품은 아직까지 출시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보다 소형화된 갤럭시 홈 미니를 갤럭시 S20의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것은 기기 구매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어 초기 고객 기반을 확보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미 대안 제품이 많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사 제품 대비 확실한 이용가치를 제공한다고 장담하지 못해 갤럭시 S20에 편승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알렉사 스킬(Alexa Skill)’이나 구글의 ‘액션(Actions)’처럼 삼성전자도 빅스비 기반의 음성앱을 ‘캡슐(Capsule)’로 명명하고, 개발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마켓플레이스를 런칭했다.
최근 개최된 개발자대회에서 공개된 캡슐을 보면 당시에는 공식 출시된 스마트 스피커가 없었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는 빅스비 기반의 음성앱이었으며, 스마트폰의 스크린을 통한 시각적 정보 제공과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즉,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 스피커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음성앱 생태계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 업체와의 차별성을 홈 오토매이션으로 두고 있는데, 이는 바로 삼성전자가 IoT 플랫폼 ‘SmartThings’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상당 수의 IoT 단말이 해당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이용자가 보유한 기존의 가전기기까지 연동하여 제어할 수 있도록 IR 센서를 탑재해 음성으로 리모컨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후발 주자로서의 불리함을 IoT 플랫폼을 반영한 홈 오토매이션으로 극복하기 위함이다.
이는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감안한 접근법으로 볼 수 있다. 이미 구글과 아마존이 음성앱 생태계를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오직 ‘빅스비’ 를 전면에 내세울 수는 없다.
따라서 SmartThings를 강조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문제는 구글과 아마존도 각각의 음성비서를 중심으로 홈 IoT 단말 생태계를 갖추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가정을 벗어나 자동차 등 새로운 영역으로도 입지를 확대하며 가정과 모바일 환경의 자연스러운 연동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로서 적게는 스마트 스피커 시장, 더 큰 개념으로는 스마트홈 시장에서 어떤 행보와 성과를 보일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