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공유 업체들도 구독형 배송으로 사업 영역 확대
고객 접접과 데이터 확보 통한 신사업 추진도 가능
[애틀러스리뷰] 최근 아마존과 월마트가 구독형 배송 서비스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유통 업계만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 배송 등 어떠한 형태로든 최종 고객에게 상품이 전달되어야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보다 편리한 배송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구독형 배송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음식 배당과 식료품 판매 업체, 연이어 구독형 배송 서비스 도입
이미 2016년부터 일부 음식 배달 업체가 무제한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식료품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고객 서비스 강화와 신규 사업 차원에서 구독형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의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인 ‘포스트메이트(Postmate)’는 2016년 5월에 월 9.99달러의 정액 배송 서비스를 런칭한 바 있다. 이는 월 9.99달러를 지불하면, 건당 30달러 이상의 주문 건에 대해서 무제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또 다른 미국의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인 ‘도어대시(DoorDash)’는 12달러 이상 주문 시 이용할 수 있는 월 9.99달러의 구독형 배송 서비스 ‘대시패스(DashPass)를 작년 8월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동사는 이 서비스 출시 당시, 월 구독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배달 서비스 이용 빈도가 높은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게 매월 평균 20달러의 배달비를 절약하는 등, 경제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무제한 배송 서비스 적용 기준을 30달러로 책정한 포스트메이트의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도어대시의 대시패스는 서비스 제공 조건을 건당 12달러의 주문으로 낮춤으로써 이용자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식료품 업계에서는 미국 유통업체 ‘타깃(Target)’이 2017년 인수한 식료품 스타트업 ‘쉽트(Shipt)’를 통해 35달러 이상 구매한 건에 대해 연 99달러, 월 14달러의 당일 배송 서비스를 런칭했으며, 온라인 쇼핑대행 스타트업인 ‘인스타카트(Instacart)’도 건당 35달러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을, 4달러 추가 시에는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을 연 회비 99달러에 제공 중이다.
이 외에도 최근 미국 식료품회사인 ‘앨버트슨스(Albertsons)’ 역시 12개 매장에서 구독형 배송 서비스 제공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동사는 구독형 배송 서비스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무제한 배송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온라인 식료품 주문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승차공유 업체들도 신사업으로 구독형 배송 서비스 추진
구독형 배송 서비스는 실제 물건을 구매하고, 이를 구매자의 집에까지 배송해야 하는 유통 혹은 배달 업체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다. 승차공유 서비스의 대표 주자인 ‘우버(Uber)’의 경우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 이츠(Uber Eats)’를 제공하고 있는데, 승차 공유와 음식 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월 정액 구독형 서비스 도입을 모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우버가 일부 도시에서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주문에 한해, 월 $25에 승차 공유 서비스 할인과 무료 음식 배달, 자전거 및 전기 스쿠터 서비스를 모두 번들링한 월정액 상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우버가 월정액 구독형 모델에 다양한 사업들을 통합하는 아마존 프라임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사실 우버가 월정액 기반의 상품을 도입한 것은 이번 시도가 처음이 아니다. 모빌리티 서비스에 국한된 것이지만, 지난 2018년에는 한달간 UberX, UberPool, Express Pool 등 다양한 승차공유 서비스들을 월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라이드 패스(Ride Pass)’ 상품을 출시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월정액 상품이 이용자들에게 건별 요금 지불 보다 15% 정도의 비용 할인 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이탈을 막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우버에게는 실적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구독형 배송 서비스, 축적된 데이터 기반 신사업 추진도 도입 이유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테크나비오(Technavio)’에 의하면, 전 세계 온디맨드 식품 배달 시장은 오는 2021년까지 연평균 32%의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문형 식품 및 식료품 배달 시장의 급성장은 결제와 주문의 편리성과 용이성뿐 아니라 인터넷 및 스마트폰 보급 확대, 밀레니엄 세대 증가, 고객의 음식주문 경험 등의 배경도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존이나 월마트 같은 유통 업계와 음식 배달 업계, 나아가 식료품 업체들도 월정액 기반의 무제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준비 중인 것은 표면적으로는 건별 배송 시 결제 대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번의 구매를 유발시킴으로써, 전체적으로는 매출을 신장시킬 수 있고, 같은 물건을 구매하더라도 무제한 배송 서비스에 가입된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구매 의사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서비스 도입의 이유 중 하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고객 접점을 형성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의 선호와 만족도 파악 등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고객 이용 행태와 데이터의 확보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도입이 확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유통 업계에게 월정액 배송 서비스 이용자가 기존 사업의 매출 증대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고객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유통 및 모빌리티 업체 입장에서는 구독형 월정액 배송 서비스 이용자 기반은 고정 매출을 발생시키는 수입원이 되는 만큼,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등 배송 분야에서의 기술 혁신과 새로운 비즈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월마트는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가틱(Gatik)’과 제휴하여 미국 아칸소 주에서 점포간 배송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자율주행 차량으로 월마트 창고에서 아칸소 주 벤토빌 소재의 주변 점포까지 온라인 주문을 받은 식료품들을 배송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외에도 웨이모(Waymo), 미국 자율주행 배달 스타트업인 유델브(Udelv)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배송 관련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구독형 서비스의 등장은 ICT 산업 전반에 걸쳐 주목을 받고 있는 제품/상품+서비스 결합모델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식음료 업계는 물론, 커머스, 모빌리티, 승차공유 등 다양한 인접 관련 산업의 혁신이 창출하거나 자극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는 것이다.